일상이야기

컴퓨터로 음악을 들을 때 SATA 케이블과 음질의 상관관계

nuegocci 2016. 10. 5. 12:15

▒ 컴퓨터로 음악을 들을 때 SATA 케이블과 음질의 상관관계


컴퓨터로 음악을 들을 때 "SATA 케이블을 바꾸었더니 소리가 달라진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많은 논쟁들이 있었고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진행 중인 사안일 것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아는 만큼 적어봅니다. 우선 소리를 디지털화하는 방법에 대한 개념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위 그림에서 흐릿한 회색 파형이 아날로그 신호입니다. 위의 왼쪽 그림에서 빨간색 화살표는 아날로그 신호의 일부를 추출하는 위치를 나타냅니다. Sampling(표본화)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위의 오른쪽 그림과 같이 신호의 크기가 연속적이지 않은 신호가 나옵니다. 이를 양자화라고 합니다. 신호의 크기를 수치로 나태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수치를 이진수로 변환합니다. 부호화라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아날로그 신호는 디지털 신호로 바뀌고 컴퓨터를 통해 전송, 재생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샘플링주파수가 있고 비트, 비트레이트가 있습니다. 샘플링주파수는 단위시간당 아날로그 신호를 추출하는 횟수입니다. 예를 들어 샘플링주파수가 8khz라면 1초에 8천 번을 추출한다는 의미입니다. 샘플링횟수가 많을수록(샘플링주파수가 높을수록) 원음에 가깝게 됩니다. (원음이 될 수는 없습니다.) CD에서는 샘플링주파수가 44.1khz인데 1초에 44,100번을 샘플링한다는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왼쪽이 4비트, 오른쪽이 8비트를 표현한 것인데 추출한 신호의 크기를 어느 정도의 단계로 나누어 나타낼 것인지를 뜻합니다. 4비트라면 24 으로 16단계로 나누고 8비트라면 28 으로 256단계로 나눕니다. 여기서 4비트, 8비트를 양자화비트라고 하는데 이 수치가 커질수록 음의 크기에 대해 촘촘하게 표현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원음에 가깝게 변환시킵니다.(원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4비트라면 음의 크기에 대해 이렇게 표현되는 것입니다. 0000, 0001, 0010, 0011, 0100, ..., 1110, 1111. 총 16단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양자화비트가 크면 더 세밀하게 나눌 수 있겠죠. 그리고 양자화비트 8비트로 256단계로 나누었다고 해서 각 단계의 간격이 동일하지 않습니다. 낮은 진폭에 대해서는 더 촘촘하게 하고 큰 진폭에 대해서는 성기게 나눕니다. 이에 대한 규칙이 A-law, 뮤-law가 있습니다.

샘플링주파수가 높을수록, 양자화비트가 많을수록 디지털로 변화시킨 데이터의 양은 커집니다. 요즘 많이 듣고 있는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 포맷의 파일을 무손실음원이라고 하지만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변환하고 재생할 때 손실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람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죠. FLAC의 양자화비트는 4~32비트, 샘플링주파수는 655khz까지라서 파일의 크기가 큽니다. 그나마 압축알고리즘을 써서 데이터의 크기를 줄인 것입니다.


비트레이트(Bit Rate)는 1초당 데이터처리량을 의미합니다. 128kbps, 192kbps 등이 숫자가 그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http://cafe.daum.net/boatv/BWwu/6?q=%BA%F1%C6%AE%B7%B9%C0%CC%C6%AE

다시 위 그림에서 맨 아래의 파형은 컴퓨터 내부를 돌아다니는 신호의 실제 파형입니다. 오실로스코프란 장비로 측정하면 저런 파형이 보입니다. 

이 파형은 케이블이나 메인보드의 패턴을 지나다닐 때는 절대로 변경되어서는 안 됩니다. 변경을 방지하고자 전송에러를 검사하여 에러가 나면 재전송을 요구합니다. 그리하여 컴퓨터 내의 각 부품 사이에 보낸 것과 받은 것은 100% 동일하게 합니다. 변경되면 데이터가 깨진다고 표현하며 정상적인 컴퓨터 업무를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품질이 좋은 SATA 케이블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전송에러가 적어져서 재전송 요구를 덜 할 것이므로 전송속도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있더라도 그 차이는 무시할만한 수준일 것이고요. 설사 재전송 요구가 잦아서 전송속도가 늦어지더라도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전송량보다는 월등하게 높을 것이어서 음악을 듣는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전송타이밍의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HDD에서 전송되어온 데이터는 다른 칩셋으로 입력되기 위해서는 동기화된 클럭으로 치게 되니 그 곳에서 타이밍은 동기화됩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SATA 케이블을 바꾸어도 음악을 듣는데 필요한 데이터 전송품질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SATA 케이블을 바꾸었더니 음질이 변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일단 SATA 케이블로 전송된 데이터가 변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사실임을 전제로 했을 때 추정해볼 수 있는 것 가운데 그나마 가능성 있는 것이 접지입니다. SATA 케이블의 접지가 사운드카드의 DAC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접지는 오묘할 때가 있습니다. 접지선의 재질, 두께나 길이에도 기기의 동작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이것이 불안하다면 비싼 금도금 SATA 케이블로 바꾸는 것보다 컴퓨터와 전원의 접지를 보강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습니다.

하나 더 생각해보면

케이블의 쉴드가 불량하여 SATA 케이블로 전송되는 전기신호(데이터)가 외부에 간섭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는 케이블의 배선을 바꾸어보면서 실험하면 될 것입니다. 쉴드 또한 접지 연관된 것이긴 합니다만.

또한 신호 간섭을 일으키는 전자기파는 전원선이 훨씬 큽니다. 이에 비해 SATA 케이블은 극미할 것이지만 가능성만 얘기한 것입니다.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지만 생각나는 것이 위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드디스크에서 메인보드로 가는 데이터는 SATA 케이블의 품질 정도에 관계없이 변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송에러가 발생하지 않은 디지털 데이터를 복원한 음질의 변화도 원칙적으로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