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길디자인

2016 아시아 도시 자전거 포럼_20160926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0. 14. 19:17

 

 

2016 아시아 도시 자전거 포럼_20160926

 

 

서울특별시에서 주최한

2016 아시아 도시 자전거 포럼(Asian Cities Bicycle Forum 2016)

다녀왔습니다.

 


아시아 여러 도시의 자전거 정책을 나누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포럼입니다.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에 주목하여

자전거가 도시 내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게 하고

자전거 정책 및 산업을 발전시키고 실천하자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내용과 의지를 담아

박원순 시장은 서울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대부분 나라는

자전거 교통분담률이 높지 않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미있는 포럼이라고 생각해서 찾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자전거 정책과 시스템이 부족한 나라들끼리 모여

무슨 포럼을 열겠다는 걸까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런 점을 해소하기 위해서인지

자전거가 비교적 교통수단으로서 자리를 잡은 유럽에서

한 분을 모셔왔더라고요.

 

스웨덴 출신인

유럽자전거연맹(European Cyclists’ Federation, ECF) 부총재인

라스 조셉 로랜드 스트롬그렌입니다.

 

아시아 나라에서는

한국, 네팔, 베트남,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참여했습니다.

 

통역 서비스까지 있어서 부담없이 들을 수 있었죠^ㅡ^

 

 

간단하게나마

인상깊었던 내용 위주로 포럼 내용을 알려드릴게요.

 

맨처음 유럽자전거연맹 부총재가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자전거, 이동성, 거주 적합성(서울시 번역)’이라는 주제였습니다.

 

사람들이 도시에서 왜 자전거를 타는지에 관한 질문에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꼽히는

코펜하겐 시민들이 답한 것이 아래와 같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답이기는 하지만

다른 수단보다 빠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고

더 편리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두 번째로 많다는 것에

저는 사실 놀랐는데요.

 

사람들이 돈을 아낄 수 있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유보다도

가장 실질적인 이유로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답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제가 처음 자전거를 탄 이유는(어릴 때이기는 하지만)

재밌어서였거든요.

 

아마 코펜하겐에서는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서 자리를 잘 잡았기 때문에

저 비율이 훨씬 높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도시에 살면서 자전거를 좋아할수록

또 자전거를 많이 탈수록

다른 수단에 비해 자전거가 이동수단으로서 얼마나 빠른가를

알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자전거 도로, 표지판, 신호체계 등 좋은 자전거 이용시설이 있고

정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할테지요.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이용하면 자동차 도로를 만들 때보다

공간은 4분의 1 밖에 차지하지 않으면서

95퍼센트를 수용할 수 있고,

비용은 1.3%퍼센트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시 크기나 인구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해서 생각해야겠지만

비용, 공간이용, 수용성 어느 면에서도

자전거는 상당히 좋은 교통수단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자전거를 더 많이 이용하게끔 하고,

교통분담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좋은 방법이

지하철이나, 기차, 버스 같은 대중 교통 수단과의 연계성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도로를 역과 정류장으로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거나

전철역, 버스정류장 근처에 자전거 주차시설을 만들고,

공공자전거 정류소를 역과 정류장 주변에 만드는 것 같은 방법이 있을 겁니다.

 

스트롬그렌 부총재가 연설을 마치며 보여준 그림인데요.

보통 교통공학자들이 도시를 바라볼 때 시각이

자동차가 크게 가운데에 자리잡은 윗그림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도시 설계 방향은 아래에 보이는 그림입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버스, 기차(트램 포함) 자전거는 같은 도로상에 나와있지만

비중이 작고 동등하지 않은 보통의 도시 모습을 형상화 한 것 같네요.


 

위 그림에서 보이는

도로에서 자동차와 버스, 기차등의 대중교통이

동등한 비중으로 함께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동차 도로와 다른 레벨로 자전거도로를 만들면서

교통수단으로의 자전거가 이용될 수 있도록 하자는 측면과,

보행자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자전거와 또다른 레벨로

도로를 만들고 도시를 설계하자는 뜻이 담겨있는

세심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집과 사무실에 한 장씩 걸어두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건 마지막 발표자인 이클레이(ICLEI) 친환경이동수단 프로그램 매니져인

산토시 쿠마르 코듀쿨라가 발표한 자료 중에 나온 대목입니다.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안전을 담보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요.

 

보통은 자전거 타는 사람의 안전

,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날 위험이 적은 것만

사람들이 고려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코듀쿨라는

자전거를 타는 나도, 내가 타는 자전거도 둘 다 안전하다고 생각해야

자전거이용률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타면서 늘 신경쓰는 부분이지만

그러면서도 제가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주차하기 어렵고, 불편하다는 점만 강조해서 생각했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자전거가 아무리 빠르고 좋아도

자전거를 안전하게 세워둘 곳이 없으면 불안해져서

자전거를 가지고 나가고 싶지 않거든요.

 

마지막으로

이번 포럼에서 발표자료 중 가장 많이 나왔던 사진이 바로 이겁니다.

똑같은 사람수를 이동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간과 수단이 필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비교해 보여준 자료입니다.

자전거의 유용성과 공간이용률이 돋보이는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뜻 봤을 때 버스와 자전거는 공간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것 같지만

각자 방향이 다르거나 출발지/목적지가 달랐을 때

개별로 움직일 수 있느냐 여부도 생각해보면

버스는 자전거만한 교통수단은 아닐 수도 있는 거지요^^

(물론 자전거는 차에 비해 속도도 느리고, 타는 사람이 날씨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도로, 신호등 등 물리적인 설계뿐만 아니라

더 빠르고 강한 자동차를 교통약자가 알아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동차 중심 사고를 하도록 학습된 부분을 바꾸어야 합니다.

보행자나 자전거 같은 교통약자, 소수수단을 배려하고

동등한 비중으로 공간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이동성과 환경성에서 뛰어난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리라 봅니다.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서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바라며

저도 더 관심갖고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전거길디자인연구소도 함께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