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해외여행/북미여행

캐나다 자전거 이야기_03_밴쿠버에서 리치몬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9. 19. 16:53



덜 추웠음 천국_캐나다 자전거 이야기_03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리치몬드까지

Vancouver Downtown to Richmond




제가 캐나다를 처음 갔던 2008년 일입니다.^^

오래 됐지만 참고 삼아..;;

 

캐나다는 제가 처음 가본 서양국가입니다.

캐나다 가는 길에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내렸던 대만을 포함해서도 

4번째로 여행하는 나라였습니다.

 

긴 비행시간을 마치고 밴쿠버 공항에 내렸을 때

모든 게 새로웠죠.

이 나라는 정말이지 신세계구나 싶었던 게 참 많았습니다.

 

첫째는 다인종도시 or 나라

둘째는 사람

셋째는 교통문화

넷째는 역시 자전거죠.

 

1. 다인종도시 혹은 나라

여러 인종이 섞여사는 동네를 처음 봐서 신기했습니다. 

밴쿠버에는 특히나 동양인이 엄청나게 많아요

한국 사람도 워낙 많아서 

여기 살거면 굳이 영어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요.

 

2. 사람

길가다 보면 모르는 사람한테도 웃으면서 눈인사를 하더라고요

겪을 때마다 새롭고 기분 좋았습니다.


 

3. 교통문화

캐나다 교통문화는 정말이지 배려 그 자체입니다. 운전자들은 양보하는 걸 좋아합니다

서로 빨리 가려고 하기보다 골목이나 더 좁은 길에서 나오는 차를 위해 

큰길에서 달리던 차가 멈추어주는 배려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당연히 자전거나 사람 등 교통약자를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_자동차는 자전거에게, 자전거는 보행자에게 양보해야 합니다_

 

4. 자전거

밴쿠버 모든 버스에는 자전거를 두 대 실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있습니다

앞범퍼 있는 곳에 거치대가 있는데, 평소에는 접어두다가 

자전거를 싣고 가려는 손님이 거치대를 펴고 자전거를 고정시킨 뒤 이용하면 됩니다.


, 전철인 스카이트레인(Sky train)에는 늘 자전거를 실을 수 있습니다.

 

_스카이 트레인 내부, 자전거를 위한 작은 배려_


모든 도로에 자전거 도로가 잘 깔려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공원이나 일부 도로에는 자전거를 안심하고 탈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밴쿠버에 도착해서 하루하루 자전거에 대한 갈망이 커졌습니다.

5월 말이었으니 날씨도 좋고, 해도 길어서 자전거 타기 딱 좋았거든요.

시차 적응이 안 되어서 새벽 일찍 일어나

무작정 걸어서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려 타려고 자전거 대여숍에 갔다가 대여비가 너무 비싸서 충격을 받았죠.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3일 빌리면 자전거를 한 대 사는 값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중고를 알아보면서 새 자전거를 살 궁리까지 하면서 돌아다녀봤습니다.

캐나다는 정말 자전거 값이 비싸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10만원 대면 살 수 있을 자전거가 30만원 대가 되고,

값은 비싸면서 품질은 좋지 않고

어차피 한 달만 지낼 제게는 새 자전거는 살만한 가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열흘 정도가 지났고 드디어 중고 자전거를 한 대 구했습니다.

거기서 지낼 때 알던 분이

제가 자전거를 구하고 나서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며 웃었습니다.

구하기 어려웠던만큼 정말 행복했거든요^^

 

그 자전거를 타고 동네 뿐 아니라 스탠리파크(Stanley Park_밴쿠버 시내에서 가장 큰 공원. 세계 10대 공원 중 하나이며, 바다를 빙 둘러 끼고 있고 안쪽에는 큰 녹지가 있어 시민들에게 더없이 좋은 소풍*운동*휴식장소) 등을 실컷 타고 다녔습니다.

_스탠리파크(Stanley park) 지도. 도심 속에 이런 녹지가 있다는 건 축복!_


어느 날 아침, 스탠리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잉글리쉬 베이(English Bay)쯤 도착하여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어떨까.

어디가 나올까.

그냥 가보자.

 

그래서 그냥 쭉 갔습니다.

지도도 없었고 길도 몰랐지만 그냥 계속 자전거를 타고 직진 또 직진.

 



가다보니 어느새 길이 한적해지고 집이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도가 나왔어요.

 


캐나다에서 손꼽히는 대학이죠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가 보이고 한참을 더 달리니 리치몬드가 나왔습니다.

 


저는 캐나다나 밴쿠버에 대해 워낙 아는 바가 없었지만

언뜻 리치몬드에는 중국사람이 많이 산다느니 하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그냥 자전거를 타고 밴쿠버를 벗어났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한참을 달렸는데 

산책로 같은 길로 접어들더니 오른쪽에 바다가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배터리가 없어서 로밍했던 휴대폰마저 꺼두고 그냥 하염없이 달렸더니 해가 진거죠.

집에 돌아가려고 보니 막막했습니다.

너무 멀리 왔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래도 걱정은 덜 되었던 게 버스나 스카인트레인에 싣고 가면 되니까요^^

 

짧은 영어로 물어물어 스카이트레인 역을 찾았는데 너무 멀었고,

밴쿠버로 간다는 버스를 찾아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막차에 가까운 시간이고, 운행거리가 긴 버스이다보니 배차간격도 길었습니다.

20분쯤 기다렸을까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모른다고 했죠ㅠㅜ

결국 한 50분 정도를 기다려 버스를 타고 밴쿠버로 돌아왔습니다.

 

자전거 크기가 제 키에 안 맞아서 몸도 피곤하고,

배도 많이 고팠지요.

연락도 안 하고 멀리 갔다왔다며 언니한테 욕을 실컷 먹고 나니 배는 금방 불렀습니다ㅎㅎ

그날 지인 생일잔치 하기로 한 날인데

제가 연락이 안 되고 늦게 들어오자 언니는 잔치에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저를 기다렸습니다.

영어도 못하고, 지리도 잘 모르는 애가 아침부터 나가서 안 들어오니까

걱정을 많이 했던 모양이었어요.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미지의 세계에 다녀온 느낌이라 기분은 좋았답니다^^

 


밴쿠버에 가신다면

스탠리파크에서만 자전거를 타지 마시고 

밴쿠버 서쪽 해안선을 따라 리치몬드까지 다녀와 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족들에게 연락은 꼭 하고 가셔야 합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