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기
이런 장거리를 가기로 마음 먹은 것이 지난 봄에 친구들과 산행 후 자리잡은 커피숍에서 커피잔을 싸는 종이에 적힌 글을 보자마자였습니다.
사람, 사랑, 삶. 이 세 단어로 만드는 유희적 표현들이 있죠.
삶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식이죠. 친구들에게 세 단어를 가지고 의미 있는 글짓기를 부탁했는데 인상적인 문구는 없었습니다. 그 문구가 만들어지면 앞 글자를 따서 숫자로 바꾸고 그 거리를 자전거로 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구실이 없지 자전거가 없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위 예문으로 예시를 들면
삶(3)은 사(4)람을 사(4)랑하는 것이다. 344km를 달리는 것이죠. 근데 별로입니다. 그러다가 이게 떠올랐습니다.
그래, 이거면 되겠다!!
봉하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려는 건 오래 전부터 마음 먹은 것이었는데 히말라야의 전설의 힐단새처럼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는 명분도 만들었겠다 꼭!
지도를 보며 찾아보니 청담교(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곳)에서 봉하마을까지 경로가 그려집니다. 전부 자전거길이 아니고 중간에 국도를 타네요.
2. 동료찾기
443km. 하루에 제일 멀리 타 본 것이 200km 남짓인데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거리입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서로 북돋아주어서 더 힘이 날 테니 같이 갈 동료를 구해봅니다. 원피스!
우선 자주 만나는 주변 자전거동호인들에게 말을 해 봅니다.
(위 그림은 특정인이나 특정대상과 상관없습니다.)
실패! ‘설렁설렁 타시는 분들한테 맞지 않는 제안을 한 거지‘하고 다른 대상을 찾았습니다.
주변에 장거리를 타시는 분들께 말씀드렸더니 장거리동호회카페를 알려주시면서 거기에 글을 올려보라고 하시네요.
(위 그림은 특정인이나 특정대상과 상관없습니다.)
이번에도 실패! 듣고 보니 그 분들의 말씀이 맞기도 하고 제가 보챌 상황도 아니어서 물러납니다.
더 찾아볼까 하다가 한 번 더 거절당했다가는 제 의지도 약해질 것 같아서 혼자 가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내심 부담스러움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3. 결정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자의 말씀 중에
‘젊어서는 혈기가 왕성하고 분별력이 부족하니 이를 경계하고, 중년이 되어서는 독선적이기 쉬움을 걱정하고 노년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부족해짐을 조심해야 한다.’
정확한 글은 아니지만 저런 의미였을 겁니다. 젊어서 혈기가 왕성하여 한 순간에 힘을 쏟다 지치기 십상인데 중년은 자연스레 체력안배를 하는 요령을 체득하고 있지 않을까! 이건 동호회 라이딩에서도 여러 번 본 것입니다. 갈 때는 젊은 사람들이 중간에 튀어나가기도 하면서 먼저 가고 돌아올 때는 중년들이 앞섭니다. 사실 제 지론 중 하나이기도 한데 저 말로 인해 부담감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래, 중년의 힘으로 가면 되겠네!’
4. 준비
난관이 무엇이 있고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을까?
‘힘들고 배고프고 춥고 졸립고’ 정도가 떠올랐습니다.
힘든 건 근거없는 중년의 노련함으로, 배고픈 건 자주 먹고 마시는 것으로(이건 이미 습관), 밤에 추운 건 바람막이로, 졸린 건 어떻게든 되겠지.
가방은... 배낭은 가볍더라도 등으로의 열발산을 막고 어깨에 부담을 주니 피하고 자전거에 부착하는 건 자전거의 예쁜 모습을 해치고, 결국 허리가방으로 결정. 양이 많이 안 들어가네요.
가방 안에 넣은 물건들은
18650 건전지 여분 2개
라이딩 후 갈아입을 바지와 셔츠
양갱, 에너지바, 파워젤(여지껏 먹어본 적 없지만. 어렸을 때 파 안 먹는 것처럼 전 이런 형태의 음식은 죽 이외에는 안 먹힙니다.)
보조배터리와 케이블(가민과 스마트폰)
예비 튜브 1개, 펑크수리용품
펌프는 자전거에 부착.
바람막이는 핸들바에 묶습니다.
5. 출발
출발일은 확정하지 않았고 안일하게 날짜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더 더워지면 타기 더 힘들어질 텐데! 3일 전부터 이번 주에 갈까 느슨하게 고민하다가 전날 밤이 되어서야 가기로 결정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전철역으로 갑니다. 체력을 조금이라도 아낀다고 출발 전까지 최대한 힘을 아낍니다.
출발 전에 한 컷. 6:58분에 출발. 한강-탄천 합수부
6. 봉하 가는 길
역시 서울이라 이른 시간에도 자전거 타는 이들 많습니다. 25킬로 정도로 달립니다. 여러 사람들이 추월해 지나갑니다. 팔당 횡단보도를 지나 옛 철길을 따라 가는데 세 분이 30km/h 정도로 달립니다. 살짝 맞바람인데. 붙어서 가는 게 나을 지 내 페이스대로 가는 게 나을 지 잠시 고민하다가 따라 붙습니다. 혼자 바람 맞으며 느리게 가는 것과 뒤에 붙어서 조금 빠르게 가는 것이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 분들은 자신의 길을 가지만 제가 덕분에 도움을 받습니다. 그 분들은 능내역에서 멈추시고 저는 다시 속도를 늦춥니다.
출발하고 30킬로미터 쯤 가서 첫 번째 휴식을 합니다. 몸에서는 아무런 신호가 없어도 먹고 마십니다. 운길산옆 양수철교(?)입니다. 휴식은 자주 짧게.
자전거길이 더욱 한적해졌습니다. 날은 흐립니다. 자전거 타기 좋은 날씨입니다. 다음 휴식은 양평에서 합니다. 역시 먹고 마십니다.
여주보까지는 한 번 왔던 길입니다. 이후부터는 처음 와보는 길이고 새로운 풍경들입니다. 강천보에서 휴식합니다.
강사진만 찍으면 지루할까봐 한 컷. 강사진이 나았으려나.
관광버스가 섭니다. 퇴직한 공무원들이 내립니다. 한강문화관이 있다지만 관광할 만한가, 아니면 홍보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달립니다. 길이 막혔습니다. 자전거와 함께 있는 젊은 남녀가 길을 묻습니다. 나도 몰라요. 지도상으로는 섬을 들어갔다 나가는 길로 이어진다길래 오히려 도움을 받고 계속 달립니다. 부론면까지 간다는데 이름이 독특합니다. 젊은 남녀 한 쌍도 많은 추억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저런 길을 달릴 때 타이어와 흙알갱이가 내는 소리가 듣기 좋습니다. 물론 힘이 있을 때나 그렇고 처절하게 달릴 때는 모래알갱이 하나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부론면 남한강대교를 건너기 전에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갑니다. 가민 충전하고. 충전하니 리셋이 됩니다. 108km 달렸네요. 간장만 빼고 싹싹 다 먹었습니다. 물도 채우고.
다시 출발합니다. 가민(저는 EDGE500 씁니다)을 켜자마자 속도는 나오는데 누적거리가 동작을 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 되면 제대로 표시되니 스타트버튼만 잘 놀렀다면 무시하고 달리면 됩니다. 속도는 30을 넘기지 않습니다.
‘탄금대’란 길에 써진 글자를 본 것이 오래고 그 곳에서 쉬었다 갈 생각이었는데 어딘지 모르고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기억나지도 않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갑니다. 지루하지 않네요. 페이스는 출발 때보다 조금 높아졌지만 그래도 물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숨이 차지는 않는지 틈틈이 확인합니다. 인디언인 아파치족의 일부가 이런 훈련을 했다고 하죠. 꽤 유용합니다.
글램핑장이 길 옆에 길게 보이고 반대편에는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강에는 물놀이 하는 이들, 강가에는 음식 먹으며 웃는 이들, 바라보는 목마른 이방인 한 명. 얼른 매점으로 가서 음료수 한 병을 마시고나서야 열기가 가라앉습니다.
이제 이화령으로. 가파르지 않은 경사에 3킬로 남짓 푯말이 보였던 듯한데, 기어비 충분히 낮추고 댄싱으로 천천히 오릅니다. 이런 때 쉬어야죠. 앞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가 보입니다. 오랜만에 봅니다. 옆으로 지나가며 인사를 합니다. 도심에선 낯선 이에게 인사를 하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하게 됩니다. 지나쳐 얼마를 가니 한 대가 또 보입니다. 많이 힘겨워합니다. 역시 인사하고 지나쳐갑니다.
이화령에는 처음입니다. 조금 힘들게 탈 때는 고갯마루에서 쉬지 않고 7,8부 능선에서 쉬는데 지금은 힘에 여유가 있어서 고갯마루까지 오릅니다. 정상에서 사진도 찍어야 하고요.
충전할 때마다 리셋이 되어서 GPS 로그가 이렇게 분리되었습니다.
페이스는 다소 떨어졌지만 상승고도가 더 높아졌으니 몸이 거기에 잘 맞추고 있다고 봐야겠죠. 피곤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화령 가게 아주머니께서 내려갈 때 모래 조심하라고 하시네요. 어떻게 아시지?
역시 내리막은 무섭습니다. 노면이 고르지 못하니 코너링이 더 불안합니다. 자전거 타고 오르는 두 명이 보입니다.
문경 시내에 들어섭니다. 소화를 잘 하지 못하는 배는 아직 배고픈 신호를 보내지 않지만 밤에 문 연 식당을 찾기 어려울 생각에 이곳에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여기서 길을 잠깐 헤맵니다. 자전거길 표시가 명확하지 않은 곳입니다. 이런 곳이 여러 곳이었습니다. 점심과 달리 반찬을 대부분 남기고 밥과 국만 다 먹었습니다. 속이 부담스럽습니다.
출발하려는데 빗방울이 몇 개 떨어집니다. 길을 잘못 갔습니다. 식당으로 돌아와 길을 물어 제 길로 갑니다. 날씨 예보로는 북쪽부터 오고 있으니 남쪽으로 가면 비를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만 젖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아갑니다. 점점 어두워집니다. 밤을 새워 달릴 수 있을까, 밤새 달리고 나면 자전거 위에서 맞는 아침은 색다르겠지, 이 페이스로 진행하면 아침 7시 전에도 도착할 수도 있겠다....
속도는 평지에서 29km/h 전후를 유지합니다. 비가 점점 많이 옵니다. 상주 경천섬에 불이 밝게 켜져 있습니다. 사진 찍어도 나오지 않을 것이고 빨리 남쪽으로 가야한다는 마음에 그냥 달리기만 합니다. 이곳에는 몇 년 전 자전거대회 심판으로 온 적이 있습니다. 심판이라고는 하는데 진행요원 정도가 적당한 역할이었습니다.
흐린 전조등 불빛에 빗방울과 날벌레가 보입니다. 길은 이미 젖어서 튄 물이 안장을 적십니다. 이거 아끼는 가죽안장인데. 어쨌거나 할 일은 남쪽으로 가는 것 뿐. 길 옆에 세워진 민박광고판이 유혹합니다. 마지막 민박집이라고. 이거 지나면 유혹도 없어지겠지.
앞에 자전거 한 대가 전조등만 켜고 갑니다. 저에게 손짓을 하여 지나자마자 멈춥니다. 상주시내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으시네요. 초행길이라 잘 모르는데 이 방향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헤어지고 나서 생각해보니 민박집에 연락해보시라고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는 더 많이 내리고 물은 튀고 그래도 계속 갑니다. 산길에 접어들었는데 길이 잘 안 보입니다. 더 천천히 갑니다. 어느 오르막을 오르는데 정자가 있고 자전거와 사람들이 보입니다. 모두 세 분. 멈춥니다. 민박집에 연락하여 트럭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십니다. 고민합니다. 더 갈까 민박할까... 결국 30시간 내 완주는 포기하고 민박집으로 갑니다.
씻고 옷 세탁하고 늦은 저녁을 먹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봅니다. 이때까지 12시간30분 동안 265킬로미터를 달렸네요. 멈춘 곳에서 트럭으로 3킬로 정도 더 왔습니다. 내일 아침에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지, 이젠 로그라도 만들자고 생각합니다. 남은 거리는 지도에서 178km 정도. 피곤함은 느껴지지 않았고 소화는 여전히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체개조는 실패인가! 그나마 혀가 살짝 따가운 느낌은 없어졌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다시 자극이 있습니다.)
소화불량으로 자는 듯 마는 듯하다 5시 가까이에 일어났습니다. 옷은 다행히 거의 말라있었습니다. 신발은 축축하지만. 어려서 물젖은 고무신에 종이를 넣어 신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자전거에 흙이 많이 튀어 붙었습니다.
<돌아온 지하철역에서. 이 때까지 자전거를 씻기지 못했습니다.>
이른 시간인데 아주머니께서 일어나셨네요. 민박집에서 오일을 얻어 듬뿍 바르고 아침은 먹지 않고 출발합니다. 이 정도는 혹사가 아닌지 위장은 여전히 태업 중입니다. 어제 멈춘 곳으로 돌아갑니다.
여기부터 봉하까지 180킬로 정도. 지금 시간 5시24분. 남은 시간 7시간 36분(정확하게는 34분. 6시58분에 출발했으니까요). 30시간 내 완주를 목표로 해 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속도는 시작부터 30 초반입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속도가 줄지 않습니다. 조급했던 마음을 절제하지 못한 것이죠. 결국 힘이 빠지고 평속 24km/h를 유지하면 시간 내 도착할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고 나서야 속도를 늦춥니다. 사진 찍거나 해찰할 틈 없습니다. 달리는 중간중간 물 한 모금으로 페이스를 측정합니다. 다리의 피로도도 살핍니다. 20~30킬로마다 몸의 상태를 보고 몇 분 간 휴식하고 이때마다 먹고 마십니다. 파워겔을 뜯으려는데 안 됩니다. 손톱 자국도 안 납니다. 죽 이외의 겔 형태의 음식은 안 먹습니다. 아이 때 파를 안 먹는 식성과 비슷하달까요. 그래도 개봉이 안 되니 자연스레 욕이 나옵니다. 이제 먹어보겠다잖아! 쉴 때마다 평속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다시 올려주마!
자전거길에는 어제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런! 물이 떨어졌습니다. 광활한 낙동강둑에 매점이 있을 리 없습니다. 화장실 물이라도 마실까 고민하면서 지나칩니다. 자전거도로에서 벗어나려니 시간이 지연될 것은 뻔하여 일단 갑니다. 나오겠죠. 다행히 얼마 안가서 주유소가 보여 갔더니 옆 건물에 편의점이 있네요. 일단 먹을 때라도 느긋하게. 아침을 안 먹었으니 에너지바 두 개, 음료수 두 병 부어 넣으니 뿌듯합니다.
예정경로는 박석진교가 나오면 자전거도로에서 벗어나 5번 국도를 타고 낙동대교를 건너는 것입니다. 박석진교를 찾아야 합니다. 한강 다리들처럼 다리 밑에 다리 이름이 붙어있지 않습니다. 이건 자전거길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사항입니다. 페이스를 조금 높였습니다. 30초반으로. 어디쯤이었는지 자전거길 표시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길을 잘못 든 것입니다.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듯하여 일단 강을 따라 직진합니다. 건너는 다리가 있을 테니까요. 결국 일하시는 어르신께 길을 물어 찾아갑니다.
이것이 박석진교인가, 달성경찰서 안내판도 보이고, 지도에서 보던 모습과 흡사합니다. 이제 5번 국도를 탑니다. 여기부터 본포교까지 40킬로미터. 신호등과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입니다. 오르막길에서는 페이스를 늦추고 다리에 걸리는 부하를 일정하게 합니다. 내리막길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중력에 맡깁니다. 내리막길에서 잘 나간다고 마음껏 페달링하다가는 내리막길에서 지치게 됩니다. 절제가 필요합니다. 가민속도계를 보며 낙동대교가 얼마 남았는지 확인합니다. 지루함을 덜기 위함입니다. 살짝 배고픔이 느껴지고 물이 또 떨어졌습니다. 드디어 낙동대교를 건넙니다. 이제 30킬로미터 쯤 남았습니다. 매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캠핑장인지 공원인지 수돗물이 있습니다. 오 다행이다! 반통 들이켜고 가득 담아 출발합니다.
이제는 자전거도로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에 ‘가동마을’이라는 표지석이 보이면 됩니다. 예상한 거리를 달렸는데 안 나옵니다. 이젠 배가 고픕니다. 밭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께 길을 물었더니 여기 사시지 않아서 잘 모르신다고.
하필!
계속 달립니다. 드디어 가동마을 표지석이 보입니다. 여기부터 4km. 하지만 그건 길을 잘 알 때 그런 것이고 여기서 또 헤맵니다. 길을 물을 사람도 보이지 않아 시간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멈추었습니다. 여러 번 확인합니다.
7. 봉하마을
드디어 길 옆으로 많은 노란 바람개비가 보입니다. 손님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도착시간 12시47분. 출발해서 도착까지 451km, 29시간50분 걸렸네요. 헤매느라 달린 거리가 늘었습니다.
점심 먹으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졸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 먹지 못하고 음료수만 두 병 들이켜고 건물 그늘에서 두 시간 이상 쉬니 몸이 조금 회복됩니다.
‘노무현, 참 좋은 사람’
내년에 더 많은 사람들과 다시 오겠습니다.
봉하에서 김해여객터미널까지 20킬로미터 되는데 가는 길이 자전거 타기에 좋지 않습니다. 도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고 차량은 빠르게 지나갑니다. 아주 천천히 페달을 돌립니다. 터미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첨부한 gpx 파일은 위 4개를 하나로 합친 후 일부 경로를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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