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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해안따라 전국일주 - 20. 해남부터 장흥 회진항까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10. 21. 12:48

전국일주 스무번째 구간

해남, 강진, 마량 그리고 장흥

바다가 내륙 깊숙이 파고 들어 밀물과 썰물에 따라 육지가 바다로 흐르고, 때로는 바다가 육지로 흐르는 곳 강진만을 따라 도는 코스다.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개혁가로서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주장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 동안이나 귀양살이를 한 곳으로 그에게 깊은 좌절도 안겨주었지만, 최고의 실학자가 된 밑거름을 쌓았던 뜻 깊은 곳이다.

 

강진만에서는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 고니 수백 마리와 기러기들이 한데 어울려 군무를 추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또한 9세기에서 14세기까지 고려청자를 제작하였던 지역으로, 우리나라 청자의 변화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청자의 보고다

 

마량항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상록수림의 하나로서 문화적·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는 까막섬을 물때만 맞으면 들러볼 수 있을 것이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자 흥행에서는 쪽박을 찬 것으로 유명한 천년학촬영지도 둘러볼 예정이나 시기적으로 매화꽃을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이청준 선생 생가도 둘러보고 싶은데 어찌될지

이번 20차 먹거리로는 점심은 강진에서 짱뚱어탕을 저녁은 장흥 회진항에서 된장물회를 먹어 볼 생각이다.

 

 

 

해남 남창교 ~ 신월방조제 ~ 사내방조제(해남/강진 경계) ~ 도암방조제 ~ 만덕교 ~ 다산초당 ~ 칠량옹기

~ 하저어촌 ~ 백사어촌 ~ 마량항 ~ 하분마을(강진/장흥 경계) ~ 삭금마을 ~ 영화 천년학세트장 ~ 회진항

 

 

 

 

 

 

 

건너편 해안이 빤히 바라다보이는 강진만을 달려

20차 유플은 지난 19차 청해진 유적지에서 남창교 구간을 생략한 게 아쉬웠던지 잠깐 완도방향을 돌아오는 알바를 시작으로 해남, 완도, 강진이 교차되는 남창사거리에서 출발 달량진길, 볼무당길, 신남로, 갈두길, 방산길, 장고봉로를 따라 서해안에선 숱하게 만나던 방조제를 남해안에 접어들어 모처럼 만난 사내방조제 3Km를 건너 강진으로 들어선다.

 

 

 

 

 

 

강진만은 강진읍을 정점으로 육지를 향하여 긴 깔때기 모양으로 파고 들어 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이쪽 해안에서 저쪽 해안이 빤히 바라다보여 훌쩍 건너뛰기도 가능할 것처럼 보이나 우리는 무려 70km 이상을 달려야 하지만 간척사업 보다는 소중한 뻘을 보존할 수 있어 참 다행이란 환경보호론자 같은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올 한 해의 안녕을 비는 시륜제를 올리며 축문에 바람신을 빼먹는 홀대를 한 탓인지 지난 1년 동안 운 좋게 피해온 바람과의 전쟁을 톡톡히 치러야만 했다. 맞바람이 얼마나 심한지 상당한 다운힐 구간에서 조차 페달링을 멈추면 자전거가 그대로 멈춰버릴 정도였으니 우리가 겪은 노고를 생각하며 늦게나마 본 후기를 통해 바람신을 향하여 정중히 예를 갖춘다.

 

 

 

 

 

 

 

 

그나마 국도 중간 중간에 마련된 호젓한 해안도로가 주는 정겨운 풍경들이 우리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 한편으론 강진읍까지는 북진이나 다시 마량항을 향할 때는 남진으로 뒷바람이 될 거라는 기대를 품고 부지런히 페달질에 힘을 주어 월곶로, 학장용산길, 만덕간척로, 다산로, 다산초당길을 따라 다산초당 입구에 이르렀다.

 

 

 

 

 

 

 

 

 

기념관보다는 다산의 산책길

다산초당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 사상가 정약용(丁若鏞) 1801(순조 1)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강진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중 1818년 귀양에서 풀릴 때까지 10여 년간 생활하면서 ≪목민심서≫ 등을 저술하고 실학을 집대성한 실학사상의 산실이란 점에서 잠시나마 머물고 싶은 곳이었으나, 대원들간 순간적인 소통부재로 인하여 전시관 견학과 아주 정겨운 토담길 라이딩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여기서 또 다시 유플의 활동방향에 대한 두 가지 제안을 드린다.

첫째, 우리 세대는 군사문화의 잔재라 할 수 있는 교련(敎鍊)이란 과목을 이수한 영향으로 은연 중 일사불란(一絲不亂)한 행태를 선호하는 지 모르겠으나 단체 라이딩에서는 꼭 필요한 행동지침이 아닐까를 생각해보고, 둘째, 주마간산(走馬看山) 형태로 오로지 최종 목적지를 향한 라이딩이 바람직스러운지 다 같이 한번 더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짱뚱어탕에 대한 브리핑보다는 빈 위장이 더 급하다

다산초당에서 강진읍의 점심장소 동해회관(061-433-1180)까지 일부 빈틈이 있었으나, ‘짱뚱어탕이란 착한 가격에 고소하고 영양까지 만점인 별미로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고 오후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식당 주인의 짱뚱어탕에 대한 자부심에서 우러난 브리핑을 묵살(?)하여 서운해하던 아주머니의 표정을 떠올리며 입은 하나요, 귀는 둘.”로 만든 조물주의 깊은 의도를 되새겨 본다.

 

 

 

 

 

 

 

 

강진읍에서 다산로, 남당로, 금릉2, 구강포로, 초지길, 목리길, 학평길을 따라 칠량면에 이르는 길은 경사를 포함한 언덕이 자주 출몰하였으나, 오전과 달리 바람의 협조를 받아 조금 수월하였다. 하저어촌마을을 지나자 좌측으로는 해안도로가 우측으로는 고려청자의 본산지임을 알리는 강진청자박물관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기나긴 안양으로의 복귀시간을 우려하여 청자박물관을 생략하고 해안도로를 선택하여 마량항으로 내달렸다.

 

마량항은 우리나라 서남부 최남단에 완도 다도해 및 제주도를 연결하는 청정해역을 끼고 있어 , 농어, 우럭 등 바다낚시의 보고답게 연신 숭어를 낚아 올리는 낚시꾼들이 즐비하였는데 아마도 허*님의 손이 상당히 근질거렸을 것이다. 마량항 건너편 까막섬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은 물고기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제공하여 물고기 떼를 해안으로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들에게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주었다.

 

 

 

 

 

 

 

 

연륙교가 있다고 다 건널 수는 없다

미항이라는 수식어를 위한 인공조형물들이 마땅치는 못하였으나 마량항에서 연륙교로 연결된 고금도, 다시 고금도(고금면)와 연도교로 연결된 조약도(약산면)로 연결되는 고금대교를 바라보며 더*님이 조달해온 뻥튀기를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는 휴식을 취하는 사이 타보고님과 여초님은 고개 하나를 돌아오는 체력 자랑을 했다.

 

 

 

 

 

 

 

 

 

우리가 달리는 해안선에는 토목기술의 발달로 수 많은 섬들을 연륙교와 연도교로 연결 짓는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유플을 시작하면서 자전거로 진입이 가능한 곳은 가급적이면 돌아 나온다는 구상이었으나 한 없이 늘어지는 전체 여정을 감안하여 지난 19차에서는 신지도를 생략하였고 오늘도 두 섬을 지나친다.

 

 

 

 

 

 

 

 

 

훔쳐먹은 떡이 맛있다

마량항을 나서 오늘의 최종 목적지 회진항을 향하며 국도와 해안길의 갈림길에서 다시 한번 혼란스러운 망설임을 거듭하던 차에 전형적인 시골 방앗간 아주머니의 길 안내와 더불어 따뜻한 커피 대접으로 잠시 인심 좋은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훔쳐먹은 미완성 떡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호강에 뻥튀기로 답례를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하여 회진항에 도착하였다.

 

회진항 청송횟집(061-867-6245)에서 회진 명물이라는 된장물회라는 독특한 메뉴로 이른 저녁을 먹는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조심한다는 핑계가 맞는지, 아들과 동행하여 점잔을 빼는지 유플팀의 주당(酒黨) ‘캡틴*님이 술울 사양하는 바람에 오늘은 회비가 상당히 절감됐을 것 같다.

 

 

 

 

 

 

 

 

 

 

어디선가 봄 냄새가 나는 듯 하나 아직 날씨는 분명 겨울이었다. 특히 맞바람으로 엄청난 체력 소모 속에서도 100Km라는 하루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 짓고 해저터널 같은 우리 전용버스에 올라 노련한 운전솜씨 덕분에 자정 30분 전 안양운동장에 무사히 복귀하였다.

 

오늘도 함께 해준 동료들 가을**, 지*, 미*, 리*, 여*, 운*, 캡틴*, 더*, 허*, 소*, 땅*, 타보*, 김민*, 캡틴*Jr와 함께 행복한 여행이었다. 특히 수원에서 첫 참가를 해준 리*, 새벽 3시 반에 귀가하다 아빠에게 끌려 나온 캡틴*Jr’의 여행 소감이 궁금하기만 하다.

 

첫 참가 신고였을까? 귤 한 상자를 후원해준 리*, 갑작스런 출장으로 인한 불참 신고로 다깨**님의 김밥과 음료 후원, ‘타보*님의 도넛 후원 등으로 푸짐한 여행길이었으나 행여 이러한 사례들이 누군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고 정을 나누는 차원으로 해석되기를 바란다.

 

작성자 솔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