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 구간
태안 와우재부터 연포해수욕장
지난 7구간을 만대항에서 마무리하였으니, 8구간 시점이 만대항이 되어야 하나 어차피 동일한 길로 나와야 하니 솔향기길과 603번, 12번 지방도로가 교차하는 와우재 지점에서 8구간을 시작하려 한다. 잠깐 달리면 이원방조제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특별한‘희망의 벽화’를 만날 수 있다.
2007년도 태안 기름유출사고를 극복하기 위해 고생한 130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을 기리기위해 2.7Km 구간에 걸쳐 그려진 벽화다.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로 기네스북에 등록절차를 밟고 있다.
이원방조제를 넘어 하얀 증기를 내뿜고 있는 태안화력발전소를 지나 학암포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이정표를 따라가면 낮은 산을 넘어 학암포의 넓고 고운 모래사장을 만나게 된다. 학암포에서 나와 포장된 2차선 도로를 이용해 구례포해수욕장을 지나 황촌2리를 지나면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초지와 사구해안이 나타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두사구이다. 신두사구의 모래사장과 이국적인 모래언덕을 감상하며 갈대숲 사이로 난 길을 달리는 것은 매우 색다른 경험이다.
신두사구 끝자락에서 만리포해수욕장으로 난 새 길을 따라 의항으로 향한다. 방조제가 생겨 신두리에서 의항이나 천리포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매우 편해졌다. U자 형태로 바닷가를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의항리 입구부터 언덕이 시작되고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의항에 도착하니 물때에 맞춰 조업을 나갔던 배들이들어와 꽃게와 낙지를 옮기느라 바쁘다. 의항 주변엔 아담하고 아름다운 구름포해수욕장과 의항해수욕장이 있다. 의항에서 나오다 백리포해수욕장이란 표지판를 따라가면 천리포까지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천리포해수욕장은 작은 포구와 바닷가의 작은 섬이 오롯한 풍경을 선보인다. 천리포해수욕장 바로 옆엔 국내 최초의 사립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이 있다. 고요한 수목원을 느긋한 걸음으로 산책하며 숨을 돌려보자.
만리포해수욕장은 태안 4경으로 꼽힐 만큼 드넓은 고운 백사장을 가진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입구의 ‘만리포사랑 노래비’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늦가을임에도 아름다운 만리포해수욕장의 해변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만리포 끝에서 산길을 넘으면 우럭이 많이 잡히는 모항이 나온다. 항구에는 먼 바다를 나가는 중형급 선박들과 낚싯배들이 많이 보이고 포구엔 잡아온 새우를 내리느라 분주하다. 모항을 한 바퀴 둘러보고 가파른 언덕으로 마을길을 따라가 2차선 도로에서 파도리로 방향을 잡고 달린다. 어은돌해수욕장 입구에서 바다 쪽을 가로지른 방조제길을 넘어가면 아름다운 풍경의 해변도로를 따라 양식장과 염전들이 이어지고, 조용한 어촌마을인 법산2리에 다다른다.
법산1리까지는 해안을 따라 난 길을 달리면 된다. 마금리에서 낮은 산을 넘어 용신리로 진입하면 2차선 도로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안흥항으로 향하면 된다.
안흥내항은 신진대교를 건너기 전에 있고, 신진대교 건너편 신진도에 안흥외항이 위치하고 있다. 안흥항은 태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항구로 꽃게가 많이 잡히고 여름엔 오징어 파시가 열린다. 항구 주변으론 어시장과 식당이 모여 있고 해산물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항구의 뒤편에는 숙박단지와 빌딩들이 있어 안흥항의 발전된 면모를 가늠할 수 있다. 신진도를 나와 근흥면으로 돌아 나오다 도황리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하면 황골항이 나온다. 이 황골항도 들러볼 만하다. 이곳에서 연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비포장 산책로를 달려보는 경험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연포해수욕장은 전성기 때 모습을 간직한 마을길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송림 사이로 보이는 해변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답다.
ⓢ 태안 와우재 – 이원방조제(희망의 벽화) – 학암포 – 구례포 - 신두사구 – 의항 – 구름포해수욕장 – 천리포해수욕장 – 만리포해수욕장 – 모항 – 안흥항 – 황골항 – 연포해수욕장 ⓕ
유년시절 +, −, ×, ÷의 능력으로 천재성을 판가름하던 시절도 있었고, 한때는 주판이 유행하기도 했으나, 어느덧 전자계산기의 보편화로 인간의 계산능력은 나날이 쇠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유플”이란 명제를 손에 쥔 나는 숫자의 가감승제 앞에서 끙끙 앓아야만 했다. 지리산 수련을 통해 “28”을 버리고 “16”을 선택하면서 한결 홀가분해졌다.
출발 하루 전 비장의 사진을 공개하였음에도 미처 카페를 방문하지 못한 회원들은 안양운동장 남문에 포진한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형태의 미니버스를 마주하는 순간 다양한 표현들을 보였으나, 자전거 적재의 편의성과 마치 사랑방 느낌이 드는 오붓한 공간, 리무진버스 못지 않은 안락한 의자 등으로 모두 만족스러워 하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가을**님 추천으로 처음 참석한 트레이*님 그리고 상견례, 1구간에 이어 세 번째 찾아주신 하* 고문님을 비롯하여 부상 후유증으로 다섯 구간이나 빼먹을 수밖에 없었던 타보*님과 가을**, 봄향*, 삶의**, 미*, 에*, 비*, 허*, 솔개, 운*, 여*, 즐* 이렇게 6시 55분 안양을 출발 8시 행담도에서 청기* 부자님과 부킹하여 16명이 8구간을 함께 했다.
행담도휴게소에서 아침을
식사의 타이밍 조절 마저 어렵게 할 만큼 한적한 어촌풍경으로 인하여 라이딩 진행에까지 차질을 빚었던 지난 두 구간의 경험을 예방코자 즐*님의 섭외로 점심 도시락을 마련하면서 회원들의 든든한 하루를 위하여 아침식사까지 함께 주문을 하였다. 처음 경험이라 약간은 어수선한 가운데 휴게소 한 켠에 임시식당을 개설하고 색다른 추억 하나를 추가했다.
8구간 출발지인 603지방도로와 10군도로 교차점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잠깐 몸을 풀 만큼 달리니 아픈 과거에 비해 “희망의 벽화”란 예쁜 이름을 지닌 이원방조제에 도착한다. 우리 국민들은 늘 위기에 강해왔던 것 같다. IMF사태를 맞아 “금 모으기”로 고난을 극복했고, 2002월드컵 때는 전국민의 대~한민국 박수로 4강신화를 이뤄냈고, 2007년 죽음의 바다로 내몰릴 뻔 했던 태안해안국립공원을 300만 국민의 자발적 봉사활동으로 청정해역으로 되살려냈으니 말이다.
먼 발치에서 본 신두리사구는 무효
의항-소근간 해안도로를 따라 구름포와 의항 해수욕장 경유노선을 과감히 생략하고 곧장 백리포해수욕장(구. 방주골해수욕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만리포와 천리포의 이름값에 기대어보려는 개명인 듯싶다. 12시 30분 오늘의 점심장소로 결정하고 바이크버스를 호출했다. 차에 실린 점심을 기다리는 동안 회원들의 성원으로 ‘1박2일’ 예능프로그램의 주특기인 입수 이벤트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어 기름피해가 가장 심했던 그 곳의 청정 바닷물에서 신나는 물놀이를 즐겼다.
천리포수목원 통과..만리포해수욕장..도 통과
천리포해수욕장을 경유 오후 2시 50분 천리포수목원...(1945년에 미군장교로 처음 한국에 발을 디딘 한국명 민병갈(미국명 칼 페리스 밀러 Carl Ferris Miller)이 복무 후에도 한국이 좋아 귀화하여 1962년 지금의 태안군 소원면에 사비를 들여 부지를 구입해 수목원을 가꿨다. 14,000여 종에 가까운 희귀식물들을 포함해 충남 태안의 천리포를 아름답게 가꾸었고 현재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내외 많은 상을 받았고,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2년 타계하기까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수목원에 공을 들인 그의 헌신은 2000년 국제수목회로부터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12번째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지난 40년 간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2009년에 밀러가든을 포함한 일부를 관람을 허용되었다. 이 수목원은 설립에서 취지부터 다른 수목원과는 다르게 인공미를 절제한 자연미가 뛰어나며 희귀종이 많을 뿐만 아니라 바다에 인근하고 있다는 공간적인 묘미가 많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출처 네이버 검색)
에 도착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망설임도 없이 그냥 통과를 했다. “만리포라 내사랑~”이란 노랫말로도 유명한 만리포해수욕장 마저 먼발치로 내려다보며 그냥 지나쳐갔다. 앞으로 남은 기나긴 여정에서도 이와 같이 명성이 자자한 현장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매번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그냥 지나쳐만 가는 게 맞는 지 다시 한번 유플의 진행원칙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모항을 지나 어은돌, 파도리 해수욕장을 생략하고 송현리와 법산리를 경유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을 지나 마금리 근흥농협 앞까지 신나게 달렸다. 농협마트에서 운*님이 쏜 브라보콘으로 열기를 식히던 중 발 넓은 가을**님의 영향력으로 모 인사의 매실쥬스 스폰을 받아 갈증도 달랜 후 대열을 재정비하여 신진대교를 건너 신진도항까지 또 다시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신진도항 등대까지 뒤돌아가 멋진 포토존을 마음껏 즐겼다.
하루 세끼를 같은 식단으로..ㅠㅠ
신진도항 도착시간이
18시. 지금까지 달린 거리 87Km. 오늘의 최종 목적지 연포해수욕장까지 남은 거리는 14Km. 자유선택에 맡긴 결과 여*, 운*, 비*, 타보*, 미*님이 완주를 선택하였고, 나는 기안자이자 대장이란 책임감으로 무리수를 두며 완주팀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낭만 라이딩으로 인한 2%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도록 마음껏 달릴 기회를 준 의도대로 로드팀 못지않은 질주를 하였다. 스피드에 빠져 약속된 합류지점을 놓치고 채석포까지 달려버려 두 왕복 끝에 근흥면 면사무소 광장에서 총 거리 101Km로 오늘의 일정을 마감했다.처음 도입한 식사 시스템에서 음식을 준비해준 할머니의 큰손 덕분에 동일한 식단으로 세 끼를 연속해야 하는 고충 속에서도 상당량의 음식이 남아버렸다. 잔여 음식물은 환경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요령으로 잘 처리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론 여행 중 가장 소중한 재미 하나가 현지 특산물로 맛을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데 또 하나의 과제를 떠 안으며 돌아간다. 아침과 역으로 행담도에 청기* 부자를 내려 드리고, 평촌에 중도 하차 후 안양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이렇게 8구간도 무사히 즐거운 마감을 지었다.
작성자 솔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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