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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해안따라 전국일주 - 9. 채석포부터 영목항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8. 3. 09:50

전국일주 아홉번째 구간

채석포 ~ 영목항

 

연포해수욕장에서 송림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면 채석포가 나타난다. 예전에 금을 캐던 광산이 있어 채석포란 이름이 지어졌다. 아담한 포구지만 꽃게와 광어, 우럭 등을 주민들이 직접 잡고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있다.

 

용신리에는 어촌체험마을이 있어 갯벌생태체험과 바다낚시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채석포에서 몽산포까지는 포장된 농로와 제방도로를 넘어가면 된다. 근흥읍내를 벗어나 용신1리로 우회전하여 용남교까지 용남교에서 우회전하여 바닷가 배수갑문까지 진행한다. 배수갑문 제방길을 달리다가 커다란 염전을 끼고 돌아 해안길을 내려가면 오키드식물원이 나온다. 넓은 길을 얼마 달리지 않아 몽산포에 도착한다.

 

몽산포는 몽산해수욕장 끝에 위치한 작은 포구로 앞에 작은 섬이 있어 노을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동양 최대 넓이의 해변이 있는 몽산포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사장과 울창한 송림에 둘러싸여 있다. 오토캠핑장이 있어 소나무 사이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몽산포해수욕장 뒤로 송림과 사구해안으로 이어지는 자연관찰로를 만들어 놓았다. 도로를 이용하면 달산포해수욕장과 청포대해수욕장까지 송림과 해변을 지나며 라이딩을 즐길 수있다.

 

청포대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서는 원청리 마을길을 따라 마검포항에 도착한다마검포는 작은 개의 섬을 연결하여 만든 포구로 등대를 배경으로 멋진 노을을 감상할 있다. 마검포에서 신온리로 돌아 나오는 길에는 넓게 형성된 염전과 경비행장이 있다. 노을 지는 하늘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눈에 담아 둘 수 있다. 안면도는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섬으로, 동해처럼 맑은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갯벌과 풍부한 어자원 그리고 다양한 체험거리와 이국적인 펜션까지 갖춰져 여행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준비된 여행지다. 안면대교를 건너 구도로를 이용하면 해안 쪽으로 횟집들이 보이고 안쪽으로 자리 잡은 백사장항을 만난다.

 

안면도의 서쪽 해안은 백사장해수욕장부터 시작해 최남단의 바람아래해수욕장까지 13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특히 백사장항에서 방포해수욕장까지 9.9km 구간은 아름다운 바닷길로 선정되어 많은 관광객이 드라이브와 하이킹을 즐기는 코스다. 기지포해수욕장에는 산책로가 있어 사구해안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안면도의 해수욕장들은 고우면서도 단단한 모래사장이 많아 파도를 가르며 바닷가로 달리는 묘미도 느낄 있다. 안면해수욕장과 두여해수욕장, 밧개해수욕장 만나는 해수욕장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하나같이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자랑한다. 밧개해수욕장을 돌아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 빨간 구름다리가 인상적인 아담한 방포항이 나타난다. 아름다운 어촌 100 선정된 마을로 안면도의 명물인 할매바위와 할배바위가 나란히 서있어 장엄한 낙조를 담기 위해 많은 사진가들이 찾는 출사지다.

 

이곳부터 안면도에서 가장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이 시작된다. 오션캐슬리조트를 지나 해변의 끝까지 진행하면 ATV 체험장부터 비포장 도로로 접어든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달리다 4차선으로 포장된 제방길을 건넌 , 정면으로 보이는 소나무 숲길로 진입하면 된다. 얕은 산의 지형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난 숲길은 솔잎과 고운 모래가 섞여 푹신 푹신하다. 인적이 드문 숲길을 달리다 언덕길 아래로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샛별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이곳부터는 산길을 따라 달려야 한다. 산길을 내려와 작은 어촌마을을 지나면서부터 장삼포해수욕장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장삼포해수욕장과 바로 장곡해수욕장은 바닷가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늑하고 조용한 해수욕장이다. 썰물이 밀려 나간 바닷가에선 맛조개를 잡고 있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고개 하나를 넘어 나타나는 바람아래해수욕장을 지나면서부터 멀리 안면도 마을인 고남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전망 좋은 언덕 위엔 이국적인 분위기의 펜션들이 모여 있고 한적한 어촌마을을 지나 영목항에 도착한다. 영목항은 유람선을 타거나 저렴하게 해산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낚시꾼들의 쿨러엔 굵은 우럭이 가득하다. 영목항에서는 어촌체험마을도 운영 중이어서 초보자도 쉽게 바다낚시, 갯벌체험, 독살체험 등을 즐길 있다. 때마다 숨겨진 매력을 찾을 있는 태안과 안면도, 언제, 누구와 가도 특별한 낭만과 추억을 만들 있는 곳이다

 

 

 

채석포 몽산포항 청포대해수욕장 - 마검포항 드르니항 안면연육교 백사장항 방포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 장삼포해수욕장 영목항

 

 

 

 

 

 

 

 

 

장마철 1박 2일로 초강수

 

하늘의 뜻을 감히 어느 누가 조정을 할 수 있으려나. 유플 출범이래 여덟 번의 나들이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음에 감사할 뿐. 아홉 번째 나들이를 한 차례 연기한 끝에 기상청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와중에, 동일한 발표자료를 해석하는 것조차 신청회원 개개인마다 판이하게 갈리는 가운데 오기(傲氣)로 장마철 1 2일이란 초강수를 두었다.

 

출발 전날 밤부터 당일 아침까지 어김없이 강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양운동장에 모인 용감한 8인의 라이더들은 지금이라도 일정을 변경하자는 긴급 제안으로 갑론을박을 거듭한 끝에 이왕 이렇게 모였으니 일단 출발을 하고 보자는 무모한 결정으로 07시 안양을 출발, 행담도 휴게소에서 아침 겸 휴식을 취한 후 목적지 태안 채석포에 도착한 시간이 0945

 

하늘이 우리 일행을 어여삐 여기셨는지 라이딩에 딱 어울리는 시원한 날씨 속에 안개가 내려앉은 바다와 들판의 초록 풍경이 우리들을 환영해주었다. 명성과는 달리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변해버린 허무한 오키드식물원을 지나, 몽산포 해수욕장에 도착 인증샷과 간식을 즐기는 사이 미*님은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추억을 음미하고자 잠시 행방불명이 되기도 했다.

 

 

 

 

 

 

청포대해수욕장을 경유 마검포항과 드르니항을 생략하고 안면연육교로 내달리는 8구간 코스 내내 우려했던 바와 달리 라이딩에 아주 적합한 날씨 속에서 무리수가 아니냐는 염려와 번민을 거듭케 한 아홉수까지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계획대로 13시 안면도 백사장항에서 말로만(?) 푸짐한 바지락칼국수와 복분자 술로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을 시작하였다

 

 

 

 

 

 

 

육지에서 섬으로 된 안면도

 

안반도 남쪽에 커다란 가지 모양으로 매달려 있는 안면도는 본래 육지였는데 400여년 전 조선 인조 때 전라도에서 올라오는 세곡미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서 안면읍 창기리와 남면 신온리 사이의 땅을 파내 섬이 되었다가 연육교가 놓이며, 육지이면서도 육지가 아닌, 또 섬이면서도 온전한 섬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아름다운 곳이다

 

 

 

 

 

안면도 서쪽 해안을 따라 시리즈로 연결되는 백사장, 삼봉, 기지포, 안면, 두어, 밧개, 두메기, 방포 등 이름만큼이나 소박하고 각기 특색을 갖춘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따라 솔 향기 가득한 송림을 지나면 은빛 찬란한 모래사장을 달리고, 동해 못지않은 새파란 바닷물 속, 때로는 바위섬을 건너는 등 달리기와 멜바를 거듭하면서 안면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을 원 없이 내봤다.

 

 

 

 

 

 

그 기상으로 우렁찬 함성이 넘치는 해병 잡는 해병훈련장을 무단 침입하여 빨강모자 조교들과 맞서는 용감함도 보여주었다. 앙증맞은 방포항 아치교를 넘어 꽃지해수욕장에 도착. 초록빛 해송과 하늘빛 바다, 새하얀 모래사장을 달리는 기분은 그야말로 상쾌, 통쾌, 유쾌한 최고의 라이딩이었다. ATB 코스의 오르막내리막 진흙 뻘 밭 길을 넘나드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병술만 어촌 체험마을 입구에선 개인적으로 새로 장만한 자전거의 액땜으로 타이어가 찢어지는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소*님과 애니송님의 지원으로 튜브를 교체하고, 안면도를 샅샅이 뒤져 할아버지 가게에서 휠체어용 타이어로 응급조치를 취해 중도포기라는 억울함을 피할 수 있었다. 향후 여정에서 어느 어촌에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보완책을 강구해야겠다

 

 

 

 

 

안면도 최남단 고남면 장삼, 장돌 해수욕장을 지나 바람아래해수욕장에 도착하기까지 무능한 대장의 부재 속에서 대원들은 유플팀의 첫 번째 숙박지로 대야도 야영 대신 송림민박이라는 그림 같은 장소를 물색해두었다. 힘들게 준비해온 야영장비가 아깝지 않을 만큼 비용 대비 만족스러운 우리들만의 천국에서 역사적인 유플팀의 1박 잔치를 벌였다.

 

 

 

 

아홉수 통과를 자축하며

 

비록 예약해둔 대야도 어촌마을의 해산물을 접할 수는 없었으나, 준비해온 삼겹살을 메인 메뉴로 회원들이 제각각 챙겨온 복분자, 오디, 매실, 구기자에 꼬낙까지 한 달 동안 노심초사 기다려온 9구간의 아홉수 고비 넘김을 자축함과 아울러 마지막 구간까지의 무사 완주를 기원하면서 자정이 가깝도록 많은 이야기와 웃음 속에서 마음껏 회포를 풀었다.

 

 

 



 

 

 

이튿날 아침 숙소 정자 모습을 찍은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장대 같은 비로 카메라를 꺼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장마비와 함께 한 둘째날

 

예상과 달리 이른 아침부터 시원한 김치찌개와, 라면, 찐 감자 등으로 해장을 마치고  출발할 모든 준비를 완료한 시간이 07. 애니송님은 바닷물에 젖은 자전거들에 기름칠로 부드럽게 달래 주었다. 그러나 어제 하루를 곱게 참아준 하늘은 아침부터 비를 뿌려대기 시작했으나 기왕 내친 길, 이제 더 이상의 망설임은 용납되지 않았다

 

안면도 끄트머리 영목항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매섭게 변하였다. 또다시 잠시 이견이 표출되어 대천항까지 선박점프를 고려하였으나, 제일 연장자이신 여*님의 강단으로 일정을 강행하였다. 대신 애당초 계획했던 안면도의 동쪽 해변 길을 포기하고 77번 지방도로를 따르기로 하였다. 선두를 맡아준 허*님의 GPS용 배터리 고갈도 핑계가 되었다

 

운*님과 여*님은 강한 빗줄기를 이길만한 강력한 힘으로 안면대교 입구까지 내달려 본진을 기다린 시간이 장장 30분이 넘었다 한다. 두 분을 보면 자전거의 능력은 결코 나이 순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셨다. B지구 방조제를 끝으로 기나긴 태안군 순례를 마치고 서산에 접어들었다. 현대서산농장 앞을 지나며 한 시대를 풍미하고 간 고 정주영 회장이 떠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방조제길, 단조로운 길이지만 그나마 중도에 간월도가 있어 다행이었다. 안개비가 자욱한 가운데 바라보는 간월암이 더욱 애잔하게 다가오는 것은 무슨 감정이었는지. 1박을 허락해준 가족들을 위하여 각자 젓갈 등을 쇼핑하고 수상경력이 화려한 맛동산이라는 식당에서 영양굴밥이라는 12천원짜리 고급 점심을 맛나게 먹고 나선 시간이 13시..

 

 

 

 

홍성에서 평생 맞을 비를 다 맞다

 

점심 후에도 비는 여전하였으나 우리들의 앞길을 막지는 못하였다. 지루한 A지구 방조제에서 서산을 넘어 홍성으로 연결되었다. 궁리포구까지는 운치 있는 길이 계속되었고, 대하축제로 유명한 남당항까지 아스팔트 포장 길로만 쉽게 달릴 수 있었다. 홍성방조제 준공탑을 경계로 굴로 유명한 천북 굴마을을 기점으로 보령시에 접어 들었다

 

령방조제까지는 해안도로가 아닌 야트막한 야산을 넘나드는 길이 계속되면서,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오히려 피로감을 덜어주었다. 오천항에 도착하여 마지막 점검을 하였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를 확인한 결과 대략 12Km가 남았다는 말에 모두 마지막 힘을 내기로 하였다. 얼굴을 때리는 빗줄기에 뺨이 얼얼할 정도의 폭우 속을 내달렸다

 

갈매못 성지,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 묘 등 이정표들이 들렀다 가라고 손짓을 하였으나, 어제부터 누적된 피로감에 빗길을 달려온 긴장감이 직진으로만 계속 내몰았다. 다시 마주친 지루한 대천 제방 길을 내달려 11구간의 중간지점 남대천교에 도착한 시간은 16. 첫날 85Km, 이튿날 105Km 도합 190Km로 아홉 번째 나들이를 마감했다

 

더욱 강해진 빗속에서 자전거 탑재를 위해 천정을 갖춘 주유소에서 물에 빠진 생쥐 꼴이 영락없는 우리 일행은 옹색한 화장실에서 세면대 물로 대충 씻은 후 비에 흠뻑 젖은 옷을 갈아입고 돌아올 채비를 서둘렀다. 그러나 막바지 지점에서 선두를 앞질러 본진을 놓친 한 회원을 기다리며 서로 불안한 생각들이 몰려오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17시 무사한 모습으로 반갑게 다시 만난 우리들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따뜻한 커피와 비스킷으로 허기와 한기를 달래며 대천을 출발하였다. 서산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2045분 아무런 탈 없이 안양운동장으로 돌아왔다. 악천후 속에서 길이 남을 추억을 함께 쌓은 8명의 동지들의 닉네임을 불러보며 유플 아홉 번째 나들이를 정산한다

 

발광머리*, 가을**, 미*, 여*, 운*, 허*, 소*, 솔개 파이팅!

 

 

작성자 솔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