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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해안따라 전국일주 - 16.압해대교부터 별암선착장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8. 26. 18:06

전국일주 열여섯번째 구간

압해도 일주 ~ 별암선착장

 

서해안 마지막 여정은 압해도를 바퀴 돌아 항구도시 목포를 향하는 코스다. 압해도는 바람개비 같은 형태를 하고 있어 구석구석 돌아 나와야 한다. 압해대교의 진입로는 자동차 전용도로지만 차량이 많지 않고 압해도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 부득이 길로 밖에 없다.

 

압해대교에 올라서면 사방이 트여 곳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압해도를 건너면 제일 먼저 무화과 밭이 반긴다. 무화과는 원래 영암이 유명한데 수익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이곳까지 재배면적이 늘어났나 보다.

 

신장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서 해안을 돌아 나와 신기버스정류장에서 큰길과 만나서 압해면소재지까지 이어진다. 북쪽으로는 77 국도가 내달리고 있으며 길의 끝은 복룡리인데 한창 다리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5차에 지나온 운남면의 성내리와 복룡리를 이어주는 운남대교다.

 

금기마을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와서 신용리에서 해안길을 돌면 2 국도를 만나게 된다. 2 국도의 끝은 송공리 선착장이다. 이곳에서 송공산을 돌아나오면 수락어촌체험마을에 못 미처 전국 유일의 분재테마공원인 천사섬 분재공원이 있다. 분재, 수석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조각도 전시하고 있어 아프리카 석조 유적 문화의 진수를 감상할 있다.

 

다시 지척에 있는 수락어촌체험마을 쪽으로 가서 대천리와 동서리와 학교리를 잇는 남쪽해안길을 지나 다시 압해대교를 탄다. 압해대교를 나오면 길은 북항으로 이어지고 바닷길을 따라가면 여객터미널을 지나 영산강하구언 삼호대교까지 이어진다.

 

대교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북항 방향으로 가다가 유달산자락을 끼고 해안도로를 돌면 목포의 중심 목포항이 나온다. 다도해해상관광 선착장을 지나 목포의 가장 역할인 해상여객수송을 담당하는 목포여객터미널을 지나게 된다. 터미널에서 길은 남쪽 바닷길을 따라 이어진다.

 

 

 

 

 

매립으로 육지가 삼학도를 지나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있고, 바로 옆에는 갓바위가 있다. 갓바위 주변에는 남농기념관, 자연사박물관 등 여러 기념관들이 산재해 있다. 갓바위는 바닷가에 위치해 있는 바위 이름이다. 암석이 공기· 등의 영향으로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한다.

 

이제 여정은 막바지로 달려간다. 서해안 여정의 종착지인 영산강하구언둑이 바로 앞에 보인다. 멀리 자유롭게 흐르다 막혀서 슬픈 영산강의 잿빛 물결이 일행을 맞아준다. 이로써 길고 긴 서해안 여정이 서서히 막을 내린다. 새롭게 펼쳐질 남해안 여정을 기대해 본다.

 

목포에서 영산강하구언을 지나 우회전하면 대불국가산업단지가 나온다. 여수, 광양을 제외하고는 전라도에서 가장 공단이다. 예전에는 이곳 갯벌이 좋아 낙지, 짱뚱어, 바지락, 등이 많이 났으며, 서울의 무교동 낙지도 주로 영암에서 나오는 것이 밑천이 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는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중국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일본에 문물을 전해주는 해상교통의 중요 거점이었다고 한다.

 

대불국가산업단지는 일반적인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구간이다. 차량이 많은 편이지만 길이 넓어 위험하지는 않다. 공단의 지점인 현대호텔을 지나면 영암방조제가 나오는데 방조제의 끝에 서있는 높은 탑이 영암금호방조제기념탑이다.

 

여기부터가 해남 땅이다. 이곳은 지도에서 등고선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평지인데, 간척으로 생긴 땅이기 때문이다. 영암방조제를 지나자마자 이전에 섬이었던 금호도를 앞뒤로 이어주는 금호방조제가 나온다. 이로써 금호도는 섬이 아닌 산이반도(산이면) 일부가 되었다. 금호방조제를 건너 별암선착장에서 이번 여정을 마칠 계획이다. 

 

 

 

 

압해동초교 ~ 압해도 일주 ~ 목포 북항 ~ 유달산 ~ 삼학도 ~ 갓바위 문화타운 ~ 영산강 하구언 ~ 대불국가산단  ~ F1경주장 ~ 영암방조제 ~ 해남 금호방조제 ~ 별암선착장   

 

 

 

 

 

 

 

입동이 지나 시원한 남도 일주

 

유플 일정은 둘째, 넷째 토요일에 진행이 되고 있는 터라, 지난 10월에 토요일이 다섯 개가 되는 바람에 3주 만에 만남이 되었다. 꼭두새벽에 나누는 인사말의 키워드가 엄청 오랜만이라는 것을 보고 우리들의 정이 퍽이나 깊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2012년 일정을 잠깐 언급하면 학교기준 토요일 완전휴무가 됨에 따라 무조건 격주로 진행할 것을 예고하니 참고 바란다.

 

출발 장소에는 3주 전 15th에서 앰블런스 후송 후 2주간의 입원으로 몸을 추스른 해*님이 밝은 모습으로 환송을 나와주셨다. 여러 회원들에게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의미로 아침 식사까지 준비를 해오셨다. 그날의 놀라움에 반해 이렇게 반가운 얼굴로 재회를 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안전 라이딩을 염두에 두고 방심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예정시간 5분을 지체하여 안양운동장을 출발한 차량에는 삶의**, 캔*, 봄향*, 가을**, 지*, 미*, 여*, 운*, 캡틴*, 블루스**, 청기와*, 밝은*, 허*, 소*, 비*, 다깨**, 아무*, 하*, 붉은야생*, 검은야생*, 솔개 21명이 함께 하였다. 며칠 전 입동이 지난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고속도로에는 자욱한 안개가 깔려있어 세상 풍경은 온통 흐릿하였으나 마음만큼은 시원하다.

 

개인적으로 일주 전 빗길 미끄럼 사고로 아주 심한 건 아니나 담당 의사로부터 약 2주간의 라이딩 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지만, 차창 밖 풍경에 취해 의사의 과잉판단으로 치부해버리고 이미 바다 위를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오전 10시 압해동초교 입구 슈퍼 앞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준비하는데 슈퍼 아주머니의 자상한 안내와 응원에서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무화과는 꽃이 안쪽으로 핀다

 

압해도는 명성이 자자하거나 딱히 내세울 명물은 없으나 전형적인 섬마을의 풍속을 느끼기에 충분한 그런 동네로 지형은 선풍기 날개처럼 세 가닥으로 뻗어있는데, 첫번째 목적지는 북쪽 꼭지점으로 무안군 운남면 성내리(15차 방문지)와 불과 925m 거리로 운남대교 마무리공사가 한참 진행 중인 신안군 압해면 복룡리다. 아마 내년 봄쯤에는 우리 15구간 대신 직진이 가능할 것이다.

 

 

 

 

 

 

 

 

 

그 동안 위성지도를 기초로 라이딩코스를 짜는 일을 거듭해온 선두대장 허*님의 짜집기 실력이 상당히 발전하였으나 이번 구간에선 유독 눈에 확연히 띄는 짧은 알바가 반복되는 바람에 후미들은 여러 차례 고소함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동네 길과 지방도로를 들랑거리며 두번째 꼭지점 송공선착장에 다다른 시각이 12시 서서히 허기를 느끼며 한쪽에선 길거리 호떡 쟁탈전이 치열했다.

 

 

 

 

 

전라도 백반의 푸짐함에 빠지다

 

오늘의 점심장소인 압해도선착장까지는 대략 20Km를 더 달려야 할 상황, 압해도 남쪽 갯벌을 따르는 해안도로를 이용하면 배고픔의 원성으로 눈에 뵈는 게 없을 것 같아, 시간을 단축하고자 2번 국도를 달리기로 했다. 한적한 지방 국도를 달리는 속도며 선두의 지휘에 따라 1, 2열로 전환하는 일사불란한 모습들이 열여섯번째 유플이란 이력을 입증해주는 것 같아 흐뭇하였다.

 

목포 북항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압해도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이 13 15. 후미대장  비*으로부터 급전이 왔다. ‘야생*님이 라이딩을 할 수 없을 만큼 퍼져버렸단다. 닉이 부끄럽지 않을 젊음과 실력을 갖추었으나, 유플에 친구를 동반하기 위하여 새벽 2시에 청량리부터 60Km 이상을 공복 상태에서 달리는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되었으니, 정성이 갸륵하지만 참 우려되는 열정이다.

 

긴급히 식당주의 지원으로 1톤 화물차를 이용 다깨**허*님이 후송팀을 구성 현장으로 내달려, 후미에 남아있던 환자와 보호자 등을 거리에 비해 짧은 시간에 응급 조치를 완료하였으나, 너무나 신속함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화물차 적재함에 탔던 멤버들의 엉덩이와 심장은 불꽃처럼 화끈거려 운전자와 후송자 간 격분과 화해의 감정을 주고 받았다 하니 이 또한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오늘의 점심은 6천원짜리 백반. 전라도 백반답게 음식의 가지 수나 종류도 푸짐하고, 맛도 나무랄 데 없이 좋았으나 더욱 기억에 남는 것은 식당 주인장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였다. 늦은 점심인지라 허겁지겁 접시들을 비워내는 족족 밥이며 반찬을 듬뿍듬뿍 더해주는 그 손길이 옛날 어릴 적 외갓집에 숙모나 누이를 연상케 하였다. 오후에 남은 여정이 걱정되어 지척에 보이는 목포 북항으로 건너뛰고 싶었다.

 

 

 

 

 

압해도는 자전거 출입금지?

 

14 30분 압해대교를 건너는데 딱히 다른 방법도 없이 입구에 자전거출입금지를 알리는 표지는 실정에 맞지 않는 거 같으니 교통관계자는 참고하여주기 바란다. 그렇게 불법적(?)으로 다리를 건너 목포에 진입하였다. 유플 2구간에서 인천을 통과한 이래 깨끗하고 한적한 자연과 함께 하여왔으나 모처럼 도시구간을 관통하는 지라 안전통행과 매연 등 여러 가지에 신경이 쓰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압해대교에서 북항까지는 산업단지의 연속이었으나 주말인지라 우리들의 안전을 위협할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북항선착장을 통과할 때 수 많은 어선들마다 새 그물들을 감아 올리는 등 출항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는 그들의 만선 복항을 기원하면서 목포해양대학교를 지나는데 왼쪽으론 신축 중인 목포대교(고하도 목포 신항)의 웅장한 모습이 오른쪽으론 목포의 상징 유달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빠지지 않는 요술배낭

 

시끌벅적한 목포수협 앞으로 번잡한 시장 통을 지나 목포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대열을 정비하고 오늘도 변함없이 가을**님의 요술배낭에서 쏟아져 나오는 배를 비롯하여 여러 회원들이 제공하는 갖가지 간식들로 힘을 충전하고, 목포종합수산시장을 경유 삼학도 난영공원에서 고 이난영 씨의 목포의 눈물을 들으며 예향 목포라는 구호에 어울리는 향기 가득한 목포 전경을 느낄 수 있었다.

 

 

 

 

 

 

목포의 아름다운 도시 바닷가를 따라 갓바위 문화타운에서 한숨을 돌리며 인증 샷을 찍고 나오니 평화광장에는 오전에 자전거축제가 있었음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즐비하여 남도 끝까지 변함없는 자전거 열풍을 볼 수 있었다. 환상적인 불빛과 음악과 함께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목포의 색다른 명물 춤추는 바다분수의 황홀함은 시간을 맞출 수 없어 그냥 지나쳐 영산강하구언으로 향한다.

 

 

 

 

 

 

 

 

삼학도, 박물관, 근현대사의 현장을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크다

 

목포는 명색이 대한민국 1, 2번 국도의 시발점으로 어느 도시 못지 않은 역사를 내재하고 있는 곳이다. 오늘도 우리가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쳐 온 유달산, 삼학도, 갓바위 문화타운의 각종 박물관과 기념관 그리고 북항, 남항 수산시장과 더불어 지근 거리에 위치한 하의도(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출생지) 등 근현대사의 현장을 반나절 만에 섭렵하기엔 부족함이 너무 많아 아쉬움이 크다.

 

우리는 영산강하구언을 넘어 영암군으로 향하는데 제방에는 쿠션 좋은 산책로를 깔아 두었건만 자전거와 인라인 통행금지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거늘 굳이 자전거 통행을 막는 이유를 몰라 무작정 달리다 보니 그나마 중간지점엔 공사를 핑계로 통행로를 막아 버렸다. 압해대교에 이어 두 번째 범법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도로로 내려가 갓길을 달리는데 좌측을 스치는 차들이 무서웠다.

 

대불공단의 선박공장들에서는 건조 중인 배의 거대한 구조물들의 규모가 놀라울 만큼 커 보인다. 아직도 나는 배와 비행기가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어떻게 바다와 하늘을 떠가는지 확실히 이해를 못하고 있다.  얼마 전 국제 F1 대회를 치른 경주장을 찾아가 슬며시 열려있는 출입구를 통과하니 얼떨결에 레이싱 도로 한 가운데 위치였다. 일반운동장과는 차원이 다른 관중석과 광활한 경주로가 환상이었다.

 

본래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금호방조제(영암과 해남 경계점)를 건너 해남군 화원면 별양리로 대략 20Km를 더 달려야 했으나 짧아진 해로 인하여 17 15분에 압해동초교로부터 95Km 지점인 영암 국제 F1 경주장에서 마감한다. 회원들의 컨디션은 한참을 더 달려도 충분할 것 같아 우리들의 체력이나 지구력이 얼마나 월등해졌는지 자랑스럽다.

 

오늘의 만찬은 목포 명물 중 하나 민어회로 예약을 해두어 민어골목을 향하는데 우리 차량은 대불공단을 빠져 나오는 심각한 교통상황으로 장장 한 시간 이상을 소모하여, 환상적인 걷고 싶은 빛의 거리” 500m에 이르는 조명 터널을 관통하여 18 30분 쫄깃하고 달콤한 민어회와 민어무침으로 입맛을 돋우고, 개운하고 시원하여 임금님이 즐겨 드셨다는 민어탕으로 저녁식사를 마무리 지었다.

 

점심에 이어 친절하고 푸짐한 전라도 인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분위기 그대로였다. 늦은 귀가가 염려되어 서둘러 저녁을 마치고 19 30분 목포를 떠날 즈음 짧은 저녁 만찬이 아쉬웠던지 긴급히 야식을 준비해온 여파로 누군가 불법 노래방을 제안하여 나름대로 부족한 여흥을 즐기기도 하였다. 유플 시작이래 가장 늦은 도착시간으로 24시를 살짝 넘겨 안양운동장에 무사히 복귀하여 오늘의 여정을 끝냈다.

 

 

   

작성자 솔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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