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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해안따라 전국일주 - 3. 대부도부터 탄도항까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7. 22. 00:20

전국일주 세번째 구간

대부도부터 탄도항까지

 

섬 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자전거여행

시흥 월곶에서 안산 탄도항까지 이르는 여정은 서해안 자전거코스 중에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코스이다.

시화방조제를 지나 대부도를 거쳐 선재도, 영흥도를 굽이굽이 달리다 보면 육지가 아닌 섬으로 떠나는

여행의 진미를 느낄 있기 때문이다..

 

 

대부도입구사거리-13.8-구봉약수터입구-15.3-대선로합류점-14.4-십리포해수욕장-12.3-용담리해수욕장-12.7-프로바다낚시터-10.5-대부중앙로 합류점-13.1-안산 탄도항

 

 

 

 

 

 

 

하느님이 보우하사 쾌청한 날씨

 

‘나’와 ‘너’로 시작한 유플호가 출범 한 달 만에 ‘우리’로 변모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3구간이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하여 30분을 앞당겼지만, 지각생 하나 없이 정시에 모이는 응집력 있는 모습이 든든하였다.

1구간 자전거 탑재에만 거의 한 시간 가까이를 소모하며 헤매었지만, ‘운*’님의 탁월한 자전거 탑재능력으로 이제 30분이면 거뜬하다. 일단 용*, 베어**, 재*, 하*, 빅파*, 아무*, 미*, 에*, 콜롬*, 로즈**, 가을**, 허*, 봄향*, 솔개, 삶의**, 해*, 송*, 운*, 산마*, 즐* 이렇게 20명이 ‘채*’님의 환송을 받으며 안양운동장을 출발하였다.

‘즐*’라는 닉네임을 ‘김밥’으로 개명 해드려야 하나 지난 2구간에 이어 오늘도 대원들을 생각하며 30인분의 김밥을 준비해오셨고, ‘미*’님의 깜찍한 선물과 ‘빅파*’님의 상큼한 사과음료를 나누며, 2구간 종점이었던 시화방조제 기념관 앞에 도착하였다.

모*, 청기*Jr, 숨*, 준*, 빛혜*, 청기**의 오산팀과 서울팀의 비*, 여* 전철팀으로 노브**, 하*, 자차(로드)팀의 낭만**, 트*, 유*, 토* 14명이 합류하여 유플 출범 이후 최대인원인 34명으로 일사불란한 준비운동과 함께 3구간을 시작하였다.

모두 착한 유플 팀원들을 알아보시는지 오늘도 하늘이 보우하사 쾌청한 날씨 속에 바람마저 잔잔한 가운데 한때는 오염 덩어리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담수호를 포기한 대가로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모한 시화호를 달려 이채로운 풍력발전기 타워가 맞아주는 대부도에 다다른다.

 

 

 

여기서 오늘 3구간 가이드를 맡아줄 사강의 ‘까만전*’님이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대열을 정비하고 우측 바다 너머 2구간으로 달려온 송도신도시와 오이도를 바라다보며 구봉리 해양단지에 이른다. 탁 트인 바닷가는 2주간 세파 속에서 찌들은 우리들에게 청량감을 선물해주었다.

 

 

 

 

물 빠진 갯벌에서는 삼삼오오 무엇인가를 열심히 줍고 있고, 언덕에는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단장한 펜션단지를 지나쳐 옹진군 선재도 입구에 도착하여 한숨을 돌린다. 안산시 코앞인데 어찌하여 행정구역은 옹진군인지 의아스럽지만 전형적인 어촌의 모습이 참 정겨워 보인다. 선재도는 자전거로도 후딱 지나칠 만큼 작아 어느덧 영흥대교 입구에 도착하여 오늘의 주목적인 영흥도를 넘어다본다.

 

 

 

 

1, 2구간에서 라이더들에겐 허기를 느끼게 했던 칼국수 메뉴 대신 오늘은 과감히 1인분에 만원이나 하는 주꾸미와 장어요리를 선택하였다. ‘해 뜨는 집’ 세련되지 않아 소박해 보이는 걸까, 그래도 맛깔스러운 음식과 막걸리 한 잔으로 배를 채우고, 천연기념물인 소사나무 군락지와 고운 모래사장을 품고 있는 십리포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따라 신나게 페달질을 하는 일행도 몇몇.

 

 

 

 

 

 

갖고 싶은 섬

 

오밀조밀 떠 있는 예쁘장한 섬들이 참 정겨운 풍경이었지만, 한편으론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솟아오르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잠재적 욕망이겠지. 송림이 우거진 숲길을 지나고 나니 어여쁜 장경리 해수욕장이 우리를 반겨주고, 연이어 용담 해수욕장에서 오늘의 종착지인 탄도항을 건너다보며 영흥대교를 건너 다시 선재도에 이른다. 운 좋게 바닷물이 빠진 시간대라 바다 한 가운데 자갈길을 힘겹게 넘어 측도를 돌아 나올 수 있었다. 여기서 타이어의 차이로 로드팀 4명은 본진과 헤어져 맞바람 속을 달려 아침 출발지로 회귀하였다.

 

본진 일행 30명은 마치 서양의 한 동네를 보는듯한 대부도 펜션단지를 경유하여 유난히 "ENGLISH"란 단어를 강조한 조형물을 앞세운 경기 영어마을을 지나 해변 길을 달려 선감 어촌체험마을을 지났다. 구간이 누적되며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언젠가는 어민들과 함께 하룻밤을 지새며 어촌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가미해보고 싶다.

 

우측으로 장난감 같은 등대를 껴안고 있는 누에섬을 스쳐 탄도항을 향하여 신나게 다운힐 구간을 달린다. 오늘 구간에서 멋진 바다풍경 직전엔 반드시 업힐 구간을 넘어야 함을 느꼈을까. 어쩌면 인생살이와 같은 여정으로 빡세게 페달 질을 해야만 파란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절경들을 보여주었다.

 

 

 

 

내친 김에 안산과 화성 경계를 넘어 호화로운 요트가 늘어서 있어 이국적인 멋을 주는 전곡항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마친다. 아침에 30분을 서두른 김에 해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 저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다음구간 제부도를 향하여 더 달리고 싶은 대원들도 있었지만 나 같은 저급체력들을 보호하고, 오산에서의 뒤풀이를 위하여 오후 5시 주행거리 90Km로 3구간을 마감하였다.

 

 

청기와뼈찜을 맛보다

안양과는 역방향으로 한참을 내달려 오산의 ‘청기와*’님 사업장 “청기와 뼈찜” 앞을 대형버스로 가로막는 무례를 범하며, 식당에 들어서니 우리 일행을 위하여 비워둔 예약석 외에는 빈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한 눈에도 정신없이 바빠 보이는 사업장 환경에서도 남편과 아들에게 한 달에 두 번씩 휴가(?)를 주시는 ‘청기와*’님 아내 분의 대범함이 돋보였고, 빈자리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는 이유를 느낄 만큼 음식 맛도 일품이었다. 이 후기를 통하여 유플 팀을 정성으로 맞아주신 “청기와 뼈 찜” 회장님 외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분위기와 맛에 취해 자꾸만 길어지는 뒤풀이를 반 강제적으로 종료시키고, 귀가 길에 올랐다. 오산 ~ 안양 간이 결코 짧지 않은 길 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함께 해주는 오산팀들의 정성을 느끼면서 안양운동장에 도착하였다. 예상치 못한 가수 이승철의 여파로 혼돈 속에서 어지럽게 해어져야 하는 아쉬움으로 오늘의 일정을 종료하였다.

 

오늘 하루 함께 해준 전 회원들이 귀한 시간들과 회비를 할애하였음이 전혀 아깝지 않음을 느끼며 돌아갔을까? 그리고 당장 오늘 밤부터 다음 4월 9일을 기다리는 마음들이 일어날까? 이러한 나의 걱정들이 전혀 불필요한 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14일, 삶의 현장을 당신의 날들로 채우고, 우리들의 행진을 계속하자!

유프로젝트팀! 아자! 아자! 

작성자 솔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