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국내여행/전국여행

[자전거 여행] 해안따라 전국일주 - 5. 아산방조제부터 대호방조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7. 24. 23:43

전국일주 다섯번째 구간

아산방조제부터 대호방조제

철새를 만나는 여유로운 라이딩

아산은 당진과 평택을 마주보고 있으며 이순신 장군의 호연지기를 느낄 있는 곳이다. 그리고 당진은 예부터 중국으로 통하는 중요한 바닷길이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아산호, 삽교호 등의 간척지 농업이 발달해 있다.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고 항구마다 풍부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 넉넉한 당진평야 위로 서쪽 바다로 부터 갯바람이 불어오는 당진으로 자전거여행을 떠난다.

 

아산방조제-10.5-삽교호 함상공원-12-한진항-13.8-성구미마을-15.1-장고항-16-당진 대호방조제

 

 

 

 

 

 

봄바람의 시샘을 가르며

U-Project 출범 이래 최악의 결석률로 노심초사 하였으나, 안양바이크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듯 나*, 땡이*, 참, 소*, 밝은*, 재*, 가을** 이렇게 일곱 분의 성원에 힘입어 청기*Jr, 빅파*, 미*, 에*, 가을**, 비*, 허*, 봄향*, 블루스**, 청기와*, 솔개, 삶의**, 해*, 운*, 송*, 여*, 즐* 와 더불어 24명으로 5구간 역시 성황리에 진행할 수 있었다.

4월 23일은 전날과 달리 봄기운을 머금은 햇빛은 유플팀을 반겨주었지만, 봄바람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시샘을 하고 나섰다. 특히 당진만의 지리적 형세로 남진(南進)이 아닌 서진(西進)이라 서풍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페달질이 쉽지 않았다. 오늘의 코스를 거꾸로 돌았다면 참 편했을 거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애당초 편안함을 추구했다면 기나긴 여정의 유플을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09시 30분 아산만방조제 검문소를 기점으로 출발한 5구간, 행정구역에 의미를 두고 싶진 않지만 잠깐 달린 농로로 아산이 끝났다. 충무공의 태생지로 충절의 고향이란 타이틀의 맛을 눈곱만큼도 느낄 새 없이 당진에 접어들었다. 삽교천 방조제 - 31년 전 박통은 바다를 가로막은 대형 둑 앞에서 감히 어느 누가 내 앞을 막으랴라는 생각으로 의기양양하게 폼을 잡았지만 그날 밤 새끼손가락만한 쇠붙이 하나에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삽교호의 벚꽃

그런데 그 쇠붙이를 생각하라는 뜻인지 쭉 뻗은 방조제 길 한 가운데를 떡하니 가로막은 건축물 덕분에 가파른 둑을 위태롭게 우회하여야 했다. 삽교호함상공원은 환한 벚꽃으로 우리를 맞이해주었고, 10시 10분 삽교호 함상공원에서 행담도 앞까지 이어지는 해안소로는 우리들의 전용도로 마냥 아산만의 절경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도로 곳곳에 고인 황토물이 우리들의 애마를 더럽혔다. 차량으로 위로만 건너다니던 서해대교를 아래에서 쳐다볼 수 있는 기회는 자전거 라이더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구래마을을 벗어나 부곡국가공단을 달린다. 다행히 토요일이어선지 위협차량을 만나지 않고 오히려 공단대로를 신나게 달려본다. 11시 15분 한진항에서 연결로를 잃었지만 다행히 우회할 수 있는 밭고랑을 찾아 고대공단 뒷길을 달릴 수 있었다. 길을 안내해준 동국제강 경비아저씨는 자기 집이 군포 당동이라며 더욱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모든 미항을 볼 예정이다

높은 굴뚝에 대형 공장과 비교되는 안섬포구의 초라한(?) 등대에 기대어 사진들을 찍는다. 그나마 공단과 포구로 연결되는 오늘의 지역적 특성이 공단에서의 삭막함을 포구에서의 포근함으로 달랠 수 있는 쉼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안섬포구며 성구미마을 등도 머지않아 개발에 밀려 사라진다고 하니 전형적인 포구의 모습은 박물관 사진으로나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공사의 일부인지 발파작업으로 직진을 못하고 우회 길로 우리나라 10대 미항 중 하나라는 성구미포구에 들어선 시간이 12시 30분.

 

 

 

 

간재미무침과 실치회에 따뜻한 막걸리 한 잔(왈 지금까지 마신 막걸리 중 가장 맛없는 막걸리)으로 목을 축이고 딱히 별미라는 감흥은 없으나 바닷가 창가라는 경치를 양념 삼아 오후의 바람맞이를 위하여 약간 과식을 해두었다. 14시 10.6Km나 되는 석문방조제에 진입하여 바람 저항을 줄여보겠다고 앞 자전거 뒷바퀴만 보면서 하염없이 달리다 보니 무념무상에 빠져들어 도인의 기분으로 지루함을 달래었다.

 

 

방조제가 끝나고 장고항(15시)을 거쳐 왜목항(16시) 까지는 다시 해안소로로 연결이 되어 운치 있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장고항과 왜목항은 지리적으로 들어갔다 다시 되돌아 나오는 길뿐인데, 알바로 오해하는 몇몇 회원들도 있었던 것 같다.

 

 

 

 

해수탕파와 라이딩파

왜목마을에서 만난 각설이 엿 장사의 난타공연은 어느 정도 배터리가 방전된 우리 일행들의 흥을 돋울 수 있는 명약이 되어 주었다. 16시 30분 도비도 휴양단지에 도착하여 몸에 좋다는 해수사우나를 즐기려는 9명의 해수탕파를 남겨두고 대호방조제를 넘어 서산에 진입하였다. 삼길포항을 통과하여 대산산업단지까지 산림도로를 통과하려던 계획이 어긋나 29번 국도를 따라 가파른 길로 올라섰다. 이때 대장님의 라이딩 실력이 일취월장한다는 찬사를 들었다. 여기서 나만의 비법을 공개하면 둘째, 넷째 금(金)요일을 금(禁)요일로 지정하여 음주가무를 비롯한 모든 행위를 금한 채 수도자처럼 토요일을 맞기 때문일게다.

 

 

서산에서 맨 서쪽으로 툭 튀어나온 황금산 아래 독곶에 도착하니 기대 이상으로 확 트인 시원한 전망이 우리를 반겨준다. 독곶을 돌아 나와 벌천포 해수욕장을 향하여 출발할 즈음 도비도의 해수파로부터 출발 연락을 받았다. 명지중학교를 지나 대산을 4Km 남겨둔 지점에서 라이딩파와 해수탕파가 합류한 시간은 18시 30분. 이렇게 오늘의 라이딩(주행거리 89Km)을 종료하고 바이크 버스에 올라 안양으로 복귀하였다. 4월에 다섯 번째 토요일이 끼어있어 3주나 기다린 후에 만나는 6구간(5월 14일)은 더욱 반가움이 클 것이다.

 

 

작성자 솔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