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3. 새벽4시,
처음 간 여관에서 잠을 깼다.
진안이란 동네에 처음이다.
공기가 안양보다 맑아 짧게 자더라도 피로는 많이 풀리겠지 하며
잠이 들었는데 스마트폰의 알람에 깼지만 피곤하진 않다.
전날 사둔 간편식으로 아침을 먹는다.
서둘러 출발지인 진안군청 주차장으로 간다.
아직 아침 기온이 서늘하다.
출발 직전, 준비하는 모습.
5시 출발이었으나, 5:10분에 출발한다.
총 11명.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멋진 풍경의 연속이다.
오고가는 자동차는 드물고, 새소리는 끊기지 않는다.
첫번째 고개인 서구이재를 오르다 멈춘다.
정한 시간 내에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기도 하고
안 되면 정한 시간 이후에 들어가면 그 뿐. 느긋하게.
포기는 쉬워서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할 수 있는 데까지 버텨보자.
같이 간 분과 한 컷.
여러 고개를 오르고내려 이번에는 육십령이다.
6월도 푸르다.
우리들은 그저 달린다.
평지, 오르막, 내리막 가리지 않고.
핸들바에 건 가방에는 에너지바가 가득 들어있다.
하지만 반 정도만 먹었다.
그만큼 먹는 게 부실했던 거다.
장거리를 타더라도 몸무게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게 지론이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실천하지 못했다.
점심 이후 뙤약볕 아래에서 오르고 있는데 지원차량이 선다.
화채를 똭!
이후 지원차량을 만날 때마다 화채 달라고 했다.
오후에는 화채로 달렸다.
부작용이 있는데 배가 불러서 다른 음식을 먹기가 부담스럽다.
더군다나 점심을 먹지 않았고 오전에 에너지바 너댓개 먹고 탄산음료 마시고,
오후에는 화채 4그릇 먹고, 에너지바 1개 먹고. 이게 다다.
그래서인지 힘들었다.
점심을 제대로 먹었어야 했는데.
에너지바만으로는 물려서 많이 먹을 수 없다.
짜거나, 달거나, 느끼한 그런 음식은 쉽게 물린다.
담백하다는 것은 꾸밈이 없다는 것인데
그런 맛이 물리지 않는다.
어디 음식에만 한정된 것이랴.
간혹 '걔, 밥맛이야!'라며 비난하곤 하는데 담백하다는 의미로 우겨보자.
내가 찍은 것은 아니지만 터널씬 한 컷.
수 천년에 걸쳐 만든 길을 마다고 산에 터널을 뚫었다.
개인용 3차원 이동기계가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땅 위의 길들은 계속 넓어지고 직선화될 것이고 낮아질 것이다.
오두재.
이번 코스에서 가장 가파른 고개이다.
아래에는 터널이 뚫려 있는데 터널로 가려다 경로가 아님을 알았을 때의 실망감, 부담감,
그러면서 은근한 기대감.
모퉁이를 돌면 고갯마루가 보일까 하는 마음과
길이 더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의 혼재.
물처럼 살라는 말이 있다.
흐르다 부딪히면 돌아가는 것이 순리라며 무리하거나 다투지 말고 살라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이 고갯길이 만들어질 때 그러지 않았을까.
저 산은 넘어야겠는데 오르다 너무 가파르면 돌아돌아
최대한 덜 가파른 곳으로 가고 또 가고.
그렇게 수 많은 사람이 걷고 걸어 이 오르막길을 만들었을 것이다.
물길이 만들어지는데 수 천년, 수 만년이 걸린 것처럼
이 고갯길도 많은 사람에 의해 그렇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제 도마령이다.
여기서는 내 페이스대로 마음껏 올랐다.
전망대를 만든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제 저 길로 쏟아져내려갈 것이다.
내리막은 항상 조심조심.
계곡을 따라 집들이 늘어서고 길이 있다.
마지막 고개인, 용화재.
다섯 명이 합류했다.
예상대로 8시 전에 도착지인 무주군청 앞에 다다랐다.
제한 시간 내에 무사히 도착.
바로 목욕탕으로.
지원해주신 산골자전거 분들과 참여하신 분들의 단체 사진.
시골 도시의 일요일은 일찍 불이 꺼진다.
그래서 바로 저녁을 못 먹고,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주린 배를 채웠다.
주행 결과.
600리.
오르막지수 21. 힘든 코스다.
내가 만들었지만 누군가 같은 생각을 했겠지.
오르막지수 = (획득고도/이동거리)x1000. (백분율이 아니라 천분율)
오르막지수 = (5.092/238.53) x 1000 = 21.3
내년에도 한다면 또 참가할 것이다.
내년엔 올해보다 빨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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