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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해안따라 전국일주 - 13. 영광 백수해안부터 함평/무안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8. 22. 21:30

전국일주 열세번째 구간

영광 백수해안 ~ 함평/무안

 

영광 길용리에서 시작해 대산리를 거쳐 백암리에 이르는 16.5km 백수해안도로는 기암절벽과 멋진 바위가 역동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게다가 어느 곳에서나 낙조를 조망할 있고, 오뉴월에는 해당화가 가득 피어나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백수해안도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지다 반암마을 방향으로 길이 꺾이면서부터 평야지대로 바뀐다. 약수리를 지나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제방도로로 달리면 된다. 비포장도로이지만 무난히 라이딩을 즐길 있다. 중간에 풀이 많이 자란 지역만 주의하면 염전과 갯벌,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너른 들판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달릴 있다.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나뉜 염전 창고마다 새하얀 소금이 산을 이루고 있다. 영광지역의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10% 차지하는 규모라고 한다. 이런 천일염이 있어 영광굴비가 명품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비포장도로를 달려 하사리에 위치한 백산교에 도착한다.

 

영광의 서남쪽인 염산면 코스는 오롯이 해안 길을 쫓아 달릴 있다. 예전에는 염전이나 갯벌이었던 곳에 둑을 쌓고 도로를 내어서, 자전거 길로는 없이 좋지만 갯벌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백바위해수욕장의 일몰과 설도항에서 맛보는 싱싱한 회는 이번 여정이 주는 덤이다.

 

영광의 염산면 신성리에서 해안길을 찾아서 두우리로 나오면 해수욕장 가운데에 바위덩어리가 묻혀있는 곳이 나온다. 이곳은 행정구역으로는 두우리이고 명칭은 백바위해수욕장이다. 출사를 나온 사진작가들이 독특한 해안풍경에 빠져 연신 셔터를 눌러댈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해수욕장 바로 옆에는 백합조개가 많기로 유명한 두우리 어촌체험마을도 있다.

 

 

 

 

 

두우리에서 죽도 앞까지 해안도로가 이어지며 죽도 앞을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복잡해진다. 가음산자락에서 다시 해안도로로 진입해 월평선창을 지나면 설도항까지 둑길이 연결된다. 광활한 갯벌 위로 둑길이 뱀처럼 휘어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이어진다. 드러난 갯벌 사이로 고인 물에 햇살이 비치면 갈치 같은 은빛 띠가 검은 갯벌에서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풍경이 연출된다.

 

염산면의 해안길은 설도항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어진다. 부근에는 이만한 크기의 항구가 없다. 넓은 주차장 주변으로 횟집이 즐비하고 안쪽으로는 수산물시장이 들어서있다. 선창의 배는 나갈 채비를 바닷물이 다시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향화마을에서는 그물 손질하는 어부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이곳에서 다음 코스인 해제면 도리포까지는 2km 밖에 안되어 함평만을 사이에 두고 뻗으면 닿을 하다. 향화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함평 땅으로 넘어 간다.

 

함평에서도 길은 계속 해안으로 이어지고 얼마 섬마을선생 노래 조각상을 만나게 된다. 바로 옆은 깨끗하고 조용한 안악해수욕장이다. 칠산횟집부터는 한창 정비공사중인 일직선의 제방이 이어진다. 신흥해수찜을 지나 돌머리해수욕장까지는 해안길이 계속된다.

 

 

 

 

 

 

이름도 독특한 돌머리해수욕장은 함평 석성리의 석두어촌체험마을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다. 석두(石頭)라는 이름에서 있듯이 한자를 풀이해보면 돌머리라는 뜻이다. 돌머리해수욕장은 수천 평의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깨끗한 바다와 1km 달하는 고운 백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서해의 해수욕장 중에서도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편이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썰물 때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인공풀장을 조성해 놓았다. 물이 빠지고 나면 갯벌생태체험도 가능하며 주로 , 조개, 해초류 등을 직접 잡아볼 있다. 이밖에 원두막, 야영장, 주차장, 취사대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돌머리해수욕장에서 오르막길로 올라와 석성초등학교를 지나면 가동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함평 읍내까지는 4km 남짓 되고 하루 내내 갯벌과 바다를 둑길을 없이 달려볼 있는 코스로 무안군과 경계를 이루는 자명천에서 13th 라이딩을 마감할 예정이다.

 

  

 

 

백수해안도로 ~ 동백길 ~ 분통노지장어직판장 ~ 백산교 ~ 백바위해수욕장 ~ 월평선창 ~ 설도항 ~ 향화도항 ~ 주포선창 ~ 돌머리해수욕장 ~ 함평/무안 경계  

 

 

 

 

참가인원에 대한 집착 

이번 유플 13th는 추석으로 인하여 한 달 만에 진행이 되었다. 지난 830일 공지를 띄운 이래 회원님들은 느끼지 못할지라도 진행자는 일주일에 한 차례 꼴로 공지내용에 수정을 가해야만 했다. 어느덧 열 번 넘게 진행하다 보니 절대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면서도, 마치 참가 인원 수에 따라 수당이라도 받는 사람처럼 자꾸만 신경을 쓰게 된다

 

한 때 대형버스 28석 만석이 되어 혹 늘어나게 될 대기회원을 걱정하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11명의 중도 취소자가 발생, 결국엔 17명이서 아주 오붓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어느 순간엔 차라리 한 명의 추가 이탈자가 발생하여 준다면 미니버스로 비용이라도 절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갖기도 하였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오늘을 함께한 친구들은 현재까지 개근을 기록중인 여*, 운*, 가을**, 솔개 아쉽게도 딱 한번 결석으로 개근을 놓친 허*, 미* & 1차 참석 시50% 출석을 약속했다가 두 번 빼먹고 계속 참석하고 있는 봄향*+블루스** & 오산팀의 열정주자 청기와* & 남양주에서 꾸준히 찾아오는 타보* & 친구 따라 안바 왔다 푹 빠진 비* + 소* &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군포팀의 캔*, 날쌘돌*, 다깨**, 바람돌*.

 

그리고 안바의 최고의 인기스타이자 부매니저로 유플사랑이 지극하여 13th 선두대장을 맡아준 재*.

또한 갑작스런 불참을 아쉬워하며 그 꼭두새벽에 신림동에서 안양운동장까지 20인분 김밥에 캔커피 1Box를 틀고 환송을 나와준 더* 같은 매니아가 있기에 나는 유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면서도 너무너무 행복함을 느끼며 애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가을을 여는 남도 라이딩 

 

새벽 5시라는 상당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각지에서 정확히 약속을 지켜주는 멤버들의 열성에 감동과 감사를 느끼면서 정시에 안양운동장을 출발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향하여 돛대를 활짝 폈다. 전형적인 가을날씨 그대로 파아란 하늘에 양털 구름, 시원한 날씨는 여행에 더 없이 좋은 분위기 때문인지 이른 시간임에도 고속도로가 붐빈다 했더니 차량들의 연쇄충돌사고로 섬뜩하지만 화려한 불구경으로 오늘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093012th에 한번에 끝내기 아쉬워 남겨두었던 국내에서 9번째로 아름다운 길 백수해안도로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분명 자전거 여행은 드라이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 일행은 정식 해안도로 보다 한 단계 바다에 가까운 길을 이용하면서 더 멋진 경치들을 즐길 수 있었다. 무서운(?) 해당화는 자기 일생을 마감하여 눈에 띄지 않는 대신 억새들이 우리 일행을 향하여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맞아주었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길게 뻗은 뻘 밭만을 연상케 하고 실제로도 그래왔으나, 백수해안도로를 끼고 도는 해안은 서해안 답지 않게 오르락 내리락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거기서 떨어져 나간 그만그만한 바윗돌들, 거기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달려드는 새파란 바닷물이 꾸며주는 풍광들을 핑계 삼아 초반의 힘듬을 숨길 겸 연신 자전거를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다.

 

 

 

과학(GPS)의 위력인지, ‘재*님의 능력인지 그야말로 대한민국 땅과 바다의 경계선을 따라 파란 하늘과 바다를, 해송과 억새를, 바둑판 같은 염전들 사이사이로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만끽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와 너무 좋은 공기를 마시고, 너무 좋은 음식을 즐기고, 너무 좋은 친구들과 너무 좋은 하루였음은 나 만의 감상이 아니라 참가자 모두의 느낌이었을 게다.

 

 

 

 

 

 

누군가의 고향임에도 반갑다 

 

영광 백암리 염전이 많은 동네를 끝으로 77번 국도를 이용하였다. 국도라고는 하지만 수도권과 달리 뜸한 차량통행으로 우리 일행이 도로 전체를 전세라도 낸 것처럼 마음껏 질주를 하여 염산읍에 들어서 얼마를 달리니 다시 바다가 우리를 반겨준다. 자그마한 백사장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하얀바위들. 한 눈에 백바위해수욕장임을 알게 해주는 전경이었다. 사무실에서 열심히 근무하는 매니저님에게 고향 소식을 전해주고 인증샷을 찍고 길을 재촉하였다.

 

 

 

 

두우리 해안도로 등 누가 누구를 위하여 조성한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해안선을 따라 비록 포장상태는 고르지 못하나 자전거에는 부족함이 없는 그런 길을 따라 어느 소설 속 배경으로나 어울릴 것 같은 앙증맞은 월평선창을 지나는데, 서서히 허기가 찾아온다. GPS 기준으로 출발지에서 48Km 지점인 안악해변을 점심장소로 마련해두었으나 속도계의 주행거리와 달리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진국이 된 꽃게탕 

어느 마을 정자에 걸터앉아 회원들이 각자 준비해온 포도, 방울토마토, 군고구마 등으로 배고픔과 갈증을 달래고, 이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하여 무작정 달려야만 했다. 수도권 근교 해변에는 장사진을 이루는 게 음식점이지만 시골 어촌은 너무나 대조적인지라, 거창하게 국토의 균형발전을 고민케 하는 상황이 연속되는 가운데 설도항을 지나친다. 설도항은 작은 어시장에 접해있으며, 작은 무대의 장식과 음악소리를 듣고 보니 나름 축제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개인적 욕심으론 시골 장터를 만나면 자전거에서 내려 그 장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보고 싶지만 매번 어쩔 수 없이 스쳐가는 아쉬움이 남는다.

드디어 항화도항을 지나 영광군을 끝내고, 함평군에 진입하여 예약해둔 안악해변 식당에 도착하니 벽시계가 두 시를 가리키고 있다. 모두들 걸신이 들은 것처럼 밥상에 차려진 음식 채우기에 전념을 한다. 우리를 기다리느라 오랜 시간 끓여진 꽃게탕의 국물은 진국이 되었고, 연신 주인아주머니를 불러 공기밥과 반찬 추가요청을 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돌이라도 씹어먹을 기세로 친절한 서비스, 착한 가격에 포만감을 느꼈다. 이제야 우리가 식당에 들어설 때 문 앞에서 공손히 인사하던 귀여운 꼬마녀석이 생각난다. 뭐든 인사에 성의표시를 해주지 못하고 온 게 마음에 걸린다.

 

 

 

 

감방산 임도는 보너스 

오후3시 식당을 나서 섬마을선생 노래조각상 앞에서 가을 날씨다운 일교차에 따라 오후 라이딩을 위하여 긴 옷들을 여름 옷으로 갈아 입고 길을 다시 달린다. 얼마를 달리니 주포선창을 중심으로 제법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함평해수찜 시설들이 보인다. 몸에 좋은 해수찜이라지만, 간판구경 만으로 그냥 지나친다. 애당초 유플 기획 당시에는 이런 지역 명물들을 마음껏 즐기며 달리려 했으나 이런 저런 사정들로 자꾸만 놓치고 지나가고 있다.

 

석두어촌마을 이정표가 보이고, 우측으로 돌머리해수욕장이란 안내를 하고 있으나 선두에서 그냥 무안을 향하여 내달린다. 물론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며 해수욕장을 수도 없이 지나쳐 와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 않나 싶을 정도다. 그래도 독특한 명칭 때문이라도 들르고 싶었으나 생략되었다. 함평 해안은 그리 길지 않고 특별한 명소도 없었으나, 이 가을에 딱 어울리는 그런 풍경을 지닌 함평만을 품고 있는 그런 동네였다. 특별히 감방산 임도 코스는 모처럼 임도를 달리며 피톤치드를 흠뻑 마실 수 있는 절묘한 맛의 라이딩까지 즐길 수 있었다.

 

 

 

 

 

 

소당섬으로 종착지 연장 

 

어느덧 서해안의 맨 하단 무안군으로 접어들었다. 현경면 삼거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5시 오전의 강행군으로 13th 최종 목적지(송정삼거리)가 눈 앞으로 다가와 버렸다. 아직 한참 남은 햇빛이 아까워 청기와*님이 제공한 빙과를 빨면서 오늘의 여정을 10Km연장하기로 전격 결정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플을 진행하면서 리더쉽 함양과 결정의 찰나에 대처하는 방법 등 큰 도움을 얻고 있다. 무안군 현경면에서 북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소당섬이란 곳으로 최종 목적지로 변경하고 마지막 페달질에 힘을 주었다.

 

 

 

 

그렇게 사전 준비 없이 노상회의를 통해 찾아간 곳이 현경면 용정리. 다음 14th에서 빼먹기 쉽게끔 주 도로에서 툭 튀어나온 땅.

그 끝에 도달하니 월두(달머리)라는 마을이 나왔고, 그 마을 뒤로 한 바퀴를 돌아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절경이 우리 일행을 맞아준다. 때마침 저무는 태양은 좌측 동산 해송에 걸려있고, 우측 빨간 등대 옆으론 바위섬이 떠있고, 물 빠진 마을 선창에는 배 몇 척이 묶여있는데 우리 모두가 영화 속의 주인공으로 승화되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유플 13th 마무리는 기대 이상으로 화려하게 종지부를 찍었다. 오늘의 마감시간 18시, 주행거리는 95Km 내외.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안양 복귀시간이 자꾸만 자정을 넘기는 바람에 저녁식사는 고속도로 휴게실을 이용하려 했으나, 화려하고 맛깔나고, 가격까지 착한 남도음식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어 무안 사랑채 한정식에서 포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별히 블루스**님이 좋은 공기, 좋은 여행을 제공해준 유플팀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20만원이 넘는 식대를 흔쾌히 결재해주어 회원들의 참가비를 확 줄여주었다. 이 기분의 연장으로 안양으로 복귀하는 차량에서 유플 열세번째 만에 달리는 노래방이라는 불법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한시간반의 불법행위를 통하여 회원들의 피로를 회복하면서 친근감까지 확대될 수 있다면 가끔은 일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보름 후14th부터 방문할 다도해지역을 기획하면서 한 가지 큰 고민을 품는다. 남해안의 지도를 얼른 살펴봐도 요즘 제철을 맞은 포도 모양처럼 한반도 아래에 자그마한 새끼 반도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더구나 토건기술의 발달로 웬만한 거리의 섬들은 연육교란 건축물로 속속 육지로 귀속이 되고 있다. 우리 유플팀의 해안선 전국일주의 코스는 과연 어느 라인까지 통과를 해야할지를...

 

 

 

작성자 솔개

 

 

 

 

 

GPS log를 첨부합니다.

 

U_13th_영광함평1.gpx